캄보디아 총리로부터 받은 유화 그림 전달
“아시아·아프리카 두 축이 움직여야” 발언
건진 법사에 명품백 전달한 시기와 맞물려
통일교 “확인 어렵다” 해명
과거 자리서 “대선 캐스팅보트”관련 언급도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사업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캄보디아 방문 후 특별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22년 7월 통일교 지도자 만찬에서 당시 캄보디아 총리였던 훈 센 전 총리와 회담 후 복귀한 윤씨로부터 특별보고를 받았다.
윤씨는 한 총재를 대신해 캄보디아를 방문하고 훈 센 당시 총리와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측은 캄보디아 기초의회 지방선거에 감찰단 자격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순회 복귀 후 이뤄진 특별보고에서 윤씨는 “우리가 대륙 단위로 출발해야된다. 환경창조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시아와 특히 아프리카 대륙, 이 두축이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보고에서 윤씨는 훈 센 총리로부터 받은 유화 그림 ‘평화의 여왕’을 한 총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해당 보고가 이뤄진 시기는 2022년 7월 8일로 검찰이 윤씨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윤씨는 처가 측을 통해 지난 2022년 4월과 7월, 2차례 고가의 샤넬백을 전씨에 전달했고 해당 가방은 김 여사 수행비서 유모씨에게 전달됐다.
앞서 통일교 측은 “교단 차원에서 사업이나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윤씨는 2023년 5월 면직된 인물로, 개인적으로 한 행동이 아닐까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교 측이 캄보디아 사업 청탁 의혹에 대해 ‘개인의 행동’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 총재는 윤씨에게 캄보디아 훈센 정부와의 회담 내용을 보고 받았다.
다만 실제로 통일교 차원에서 청탁이 실행됐는지, 한 총재가 메콩강 개발사업 추진에도 관여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에서 가려내야할 사안으로 보인다.
검찰은 캄보디아와의 ODA 협력이 강화되던 2022년 윤씨가 전씨에게 통일교 숙원사업을 청탁한 정황을 수사 중이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이 윤씨가 청탁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명시됐다.
이에 대해 통일교 측은 “2022년 7월 전후로 진행된 행사가 하나도 없었다”라며 “확인이 안 돼 보고와 관련한 부분도 설명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윤씨는 2021년 통일교 내부 행사에서 “신통일한국 이론을 수립했다. 2022년 2월까지 목표는 분명하다. 이때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대 대선과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는 각각 2022년 3월과 같은해 8월에 치러졌다.
윤씨는 “현재 (만)16세인 이들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분석해보면 약 80만명에 달하고 이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캐스팅보트를 쥐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우리는 참부모님(문선명·한학자 총재)의 말씀을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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