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전담인줄 알았더니 머리가 핑”...빠르게 스며드는 신종마약, 10대들 노린다

지난해 압수된 마약 12만건 환각성 강력한 액상 대마 등 신종 마약 비중 35%로 늘어 담배 호기심 큰 청소년 위험

  • 정석환
  • 기사입력:2025.05.25 19:32:28
  • 최종수정:2025.05.25 19:32:28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지난해 압수된 마약 12만건
환각성 강력한 액상 대마 등
신종 마약 비중 35%로 늘어
담배 호기심 큰 청소년 위험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된 마약류 감정 건수가 6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합성대마, 케타민, 코카인 등 신종 마약 비중이 압수품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국과수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마약류 확산 실태를 분석한 ‘2024년 마약류 감정백서’(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백서에는 외관상 마약류로 인지하기 어려운 전자담배 형태 유통이 증가했다는 점과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남용 비율이 확대된다는 점이 주요 우려 사항으로 제기됐다.

국과수는 지난해 접수된 마약류 감정 건수가 12만703건이라고 밝혔다. 2018년 4만3803건과 비교해 3배가량 늘었다. 전년 12만7365건 대비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2년 연속 12만건을 넘겼다.

항목별로는 소변과 모발 감정 건수는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압수품은 2023년 4만1872건에서 지난해 5만4046건으로 12% 증가했다. 국과수는 지난해 마약류 단속 대상을 남용자보다 유통책 위주로 진행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특히 국내에서 검출된 전체 마약류 중 합성대마류,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 동안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국과수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압수품에서 검출된 마약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마약류 비중은 34.9%다. 2019년 9.7% 대비 3.6배가량 증가했다. 국내에서 남용 비중이 가장 높은 메트암페타민이 2019년 50.9%에서 지난해 47.7%로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신종 마약 중에서는 합성대마류가 15.3%(전체 압수품 기준)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합성대마는 대마초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 농축하거나 다른 화학성분과 합성한 형태다. 액상 대마가 가장 대표적인 형태인데, 일반 대마와 비교할 때 환각성이 최대 수십 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액상 대마가 더욱 위험한 것은 전자담배 기기 등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압수품 중 마약류 양성으로 드러난 물품 가운데 액체 형태 압수품은 3320건으로 전년 1476건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액체 형태는 전자담배 카트리지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유통된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메트암페타민의 남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과 달리 10대는 메트암페타민과 합성대마류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달 중순 서울 노원경찰서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액상 합성대마를 흡입한 혐의를 받는 중학생 2명을 조사하기도 했다.

국과수는 “합성대마는 외형상 전자담배로 니코틴을 흡연하는 형태와 유사해 청소년의 담배에 대한 호기심과 같은 결에서 남용이 이뤄지지 않는지 추측하게 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과 치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드물었던 코카인, 합성아편류 등 고위험 약물이 적발된 건수도 증가했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급변하는 마약 환경 속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를 고도화하고, 과학수사의 전문성과 신뢰성 강화에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