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침체에 부담 커져
외식·가공식품 물가까지 올라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온 가운데, 고물가로 인해 현실적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ChatGPT]](https://wimg.mk.co.kr/news/cms/202505/07/news-p.v1.20250507.4a5c49cf6e7a47c4bb58726118be6319_P1.png)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집중돼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이지만, 고물가 탓에 지갑을 열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7일 롯데멤버스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에 따르면, 어버이날 드리고 싶은 선물 중 ‘용돈’이 83.9%의 응답률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어버이날 받고 싶은 선물 역시 ‘용돈’이 70.8%로 가장 많았다. 고물가 추세 속에서 소비자들이 형식적인 선물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제로 계획중인 용돈과 선물 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조부모님께 드릴 용돈의 평균 예산은 2024년 39만원에서 2025년 30만원으로, 부모님께 드릴 용돈은 35만원에서 27만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라임 측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버이날 선물로 용돈을 드리는 게 제일 좋겠지만 금액이 적을 것 같아 걱정된다”, “5월에 돈 들어갈 곳이 많은데 물가까지 올라 한숨만 나온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은 해마다 늘어나서 부담된다” 등 고물가로 인한 현실적 부담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최근 직장인이 된 사회초년생 김 모씨(24)도 걱정을 내비쳤다. 김 씨는 “부모님께서 다른 선물보다 용돈이 좋다고 하셔서 용돈을 드리려 하는데, 얼마를 드려야 적당할지 모르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넉넉하게 드리고 싶지만 형편이 빠듯해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지윤 씨(33)도 “부모님께 각각 20만원씩 드린다고 해도 양가 합쳐 80만원이 드는데, 10만원씩 드리기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5월은 쉬는 날이 많아 좋긴 하지만 지출이 커서 부담스러운 달이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도 지출 부담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로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가정의 달 특성상 외식이 잦지만, 외식 물가가 올라 부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외식 가격은 전년 대비 3.2% 상승했는데, 작년 3월(3.4%)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가공식품 물가도 상승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4.1% 올랐는데, 이 역시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특히 김치(20.7%), 커피(8.0%), 빵(6.4%)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주부 최 모씨(57)는 “예전엔 어버이날이면 가족끼리 외식도 하고 선물도 충분히 챙겼는데, 요즘은 외식비는 물론 장보는 비용까지 올라 식사 한 끼에도 부담을 느낀다”며 “감사의 마음은 전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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