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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로겐? 여성 성호르몬 아냐”…남성에게도 많은 영향 미친다는데

  • 권민선
  • 기사입력:2025.04.23 14:12:05
  • 최종수정:2025.04.23 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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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이미지. [출처 = University of Washington I-LABS ]
뇌 이미지. [출처 = University of Washington I-LABS ]

미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각) 여성 성호르몬으로 잘못 알려진 에스트로겐이 건강한 뇌 발달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신경학자들 사이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스트로겐은 성 및 생식 건강은 물론 뼈를 튼튼하게 하고 피부 탄력을 유지하며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혈류를 증가시키며 염증을 낮추고 중추신경계를 지탱하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경우 주로 난소에서 생성되며 일부는 부신과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진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고환에서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며 이는 정자 생성, 골격 강조, 간 기능, 지방 대사 등 다양한 신체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남성과 여성 모두 뇌에서 자체적으로 에스트로겐을 만들어낸다. 이에 따라 에스트로겐이 신경학적으로 중요성을 갖게 된다.

뇌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풍부하며 삶의 모든 주기에서 큰 역할을 한다.

산모의 에스트로겐이 태아 배아의 신경 회로를 형성하고 뇌세포 생성을 조절하며, 특정 뇌 영역의 성장을 유도한다. 사춘기, 임신, 폐경 등 주요 생물학적 전환기에도 에스트로겐이 뇌를 다시 가지치기하고 재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은 또 인생의 모든 시점에서 뉴런의 발화를 조절하고, 염증을 줄이며, 신경가소성을 높이고,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며, 플라크 형성을 막고, 뇌의 혈류를 개선하는 역할도 한다.

UCLA의 신경과 전문의 론다 보슈쿨 박사는 다발성경화증이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을 방법을 연구해왔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계가 신경세포를 공격해 보호막을 벗겨내는 질환으로 환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슈쿨 박사는 임신 말기에 다발성경화증 재발이 70%나 줄어든다는 점에 착안해 태반에서 생성되는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에스트리올이 인지 기능 향상과 회색질 감소 방지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폐경기 환자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에스트리올은 에스트라디올과는 달리 장기적으로 유방암 위험을 높이지도 않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신경과학자들은, 에스트로겐 분비 감소가 알츠하이머가 여성에서 남성보다 2배 많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라고 믿는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폐경 전까지 주로 포도당에 의존하던 뇌의 대사 방식이 뇌의 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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