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임신으로 다섯 쌍둥이를 품어온 30대 산모가 2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분만에 성공했다. 이날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홍수빈 산부인과 교수와 윤영아·신정민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이날 다섯 신생아 분만을 성공리에 마쳤다. 자연 임신으로 생긴 다섯 쌍둥이를 분만한 건 국내 최초다.

경기도 동두천에 거주하는 30대 산모 A씨는 결혼 후 임신 준비를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임신에 성공했다. A씨 부부는 예상보다 아이가 빨리 찾아와줬다는 생각에 기뻤다. 하지만 얼마 후 의료진에게 다섯 쌍둥이라는 말을 듣고 A씨 부부는 물론 양가 어른들도 걱정이 앞섰다. 이들은 다섯 생명 모두 지키기로 결심했고 아이들의 태명도 다섯으로 구성된 파워레인저에 빗대 '팡팡레인저'로 지었다.

체구가 작은 산모는 졸지에 출산 예정 시기인 12월이 되기 훨씬 전부터 만삭처럼 배가 불렀다. 임신 합병증으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도 동반돼 출산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결국 A씨는 임신 27주에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개원 후 처음 실시하는 오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 교수진과 허재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김세연 소아청소년과 교수, 분만실 전담간호사 등이 한데 모여 철저한 사전 계획을 세웠다. 신생아 발찌와 신생아 기록지, 인큐베이터 모두 각각 5개가 준비됐다.

오전 11시 37분 첫 번째 남자아이가 나오고 울음소리가 곧 수술실에 퍼졌다. 순차적으로 수술이 이어졌고 다섯 번째 아기까지 처치를 마치고 집중치료실로 이동했다.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었다. A씨 남편인 김 모씨는 "지인들에게도 다섯 쌍둥이를 최근에야 알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분만을 맡은 홍 교수는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들은 물론 외래진료를 마치자마자 수술실로 와준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여러 의료진이 힘을 모은 덕분에 산모가 계획대로 출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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