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PF 위한 자금모집 착수
강남 최대 서리풀 개발은
이달중 조달작업 끝날 듯
정권교체로 불확실성 ‘뚝’
금리인하 겹쳐 훈풍 조점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이충우 기자]](https://wimg.mk.co.kr/news/cms/202506/08/news-p.v1.20250608.26dc348def41482ba6804a1349b4e694_P1.png)
서울에서 지지부진했던 조(兆) 단위 대형 개발 사업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도심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량 사업장에 다시 자금이 돌면서다. 새 정부가 들어서 정치 불확실성이 낮아지는 시점에 정책금리도 내려가면서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사업성이 여전히 낮은 현장은 공매시장에서도 유찰이 거듭되고 있어 PF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8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최근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본PF 금융 조달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본PF 금융 조건을 협의하고 있고, 마무리되는 대로 금융권에 투자제안서(IM) 등을 배포하고 자금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이르면 8월 자금 모집을 끝낸 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PF 모집 규모는 2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SRT 수서역세권 내, 서울 강남구 수서동 197 일대 11만5927㎡ 용지에 연면적 49만5867㎡ 규모로 역사, 판매, 숙박, 업무, 문화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수서역 환승센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개발 사업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인 신세계그룹이 약 8만3000㎡ 규모의 초대형 백화점 조성 계획도 갖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의 본PF 전환을 마치고 착공했다. 본PF 규모는 약 2조1050억원이다. 서울역 북부철도 유휴용지(2만9093㎡)에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5개 동, 연면적 35만㎡ 규모의 전시장·호텔·판매·업무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한화 계열사가 이곳 오피스에 입주할 예정이어서 수요 부족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옛 남산 힐튼호텔 용지와 서울역 일대에 조성되는 대형 복합단지 ‘이오타 서울’ 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4조8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PF 가운데 1차로 2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2차 PF는 2027년 진행할 계획이다. 힐튼호텔 재개발 사업은 힐튼호텔을 철거한 뒤 지하 10층~지상 34층 규모의 오피스와 지상 39층의 호텔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강남권 최대 규모 개발 사업인 서초구 서리풀 복합 개발은 5조3000억원 규모 본PF 조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이달 말 작업이 마무리된다. 과거 국군정보사령부 용지였던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 사업 땅은 지하철 2호선 서초역 근처에 있으며 면적은 16만5511.4㎡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초구 서초동 1005-6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약 59만8405.5㎡ 규모의 오피스와 공연장, 박물관 등을 갖춘 ‘친환경 문화·업무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올 7월 착공이 목표다.
이 밖에 태영건설을 워크아웃으로 내몰았던 성수동2가 오피스 개발 사업도 코람코자산운용(이하 코람코)의 주도로 재개되고 있다. 코람코는 PF 사업장 정상화지원펀드를 활용해 사업권을 확보하고 KCC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사업 정상화에 나섰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69 일대에 연면적 약 2만9400㎡,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의 오피스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조 단위 개발 사업들이 잇달아 자금 조달을 본격화하는 것은 최근 부동산 PF 자금 시장이 다소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새 정부가 출범해 금융당국의 PF 정상화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때 10%를 넘나들던 PF 대출금리는 우량사업의 경우 선순위 기준 4~6%까지 내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일회성이 아닐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실 PF 정리 방향성도 가시화하면서 안정적인 PF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본PF 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도심 중심 업무지구의 대형 복합개발 사업에 한정된다. 지방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고, 서울 청담·논현·신사동 일대 고급 주택 사업조차 위태롭다. 최저 분양가가 200억원에 달하는 고급 주택으로 기대를 모은 논현동 ‘포도 바이 펜디 까사’ 용지는 공매로 넘어왔는데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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