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당선인은 4일 오전 1시 13분께 여의도 국회 부근에 더불어민주당이 설치해놓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당선인은 "여러분들이 제게 맡긴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반드시 확실히 이행하겠다"며 운을 뗐다. 이어 "내란의 밤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비로소 그들을 파면하고 나라 주인이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투표로 증명해주셔서 고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맡긴 '사명'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첫 번째 사명은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다시는 군사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이라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사명으로는 민생·경제 회복을 내세웠다. 이 당선인은 "당선자로 확정되는 순간부터 온 힘을 다해서 여러분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켜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당선인은 1호 업무 지시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설치를 공언한 바 있다.

네 번째 사명으로는 평화를 부르짖었다. 북한과 화해를 시도했던 민주정부를 계승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은 "확고한 국방력으로 대북 억지력을 확실하게 행사하되 싸워서 이기는 것보단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며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단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메시지는 통합·포용이었다. 탄핵과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양극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편을 갈라서 서로 증오·혐오·대결하게 하지 않겠다"며 "존중·공존·협력하면서 완벽한 대동세상은 못 될지라도 진짜 이웃으로 살아가는 공동체를 꼭 만들겠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을 통합시키는 것"이리며 "국민을 크게 통합시키는 대통령의 책임을 결코 잊지 않고 어우러져 살아가며 공평하게 기회를 함께 누리는 억강부약의 대동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편을 향해서도 "우릴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국민"이라며 손을 내밀었다.
이날 여의도 연설에는 이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던 요인이 녹아 있다. 그동안 이 당선인은 "투표로 내란을 완전히 종식시켜달라"고 호소했고 국민은 압도적 지지로 화답했다.
탄핵을 겪으면서 정파·세대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며 국론이 분열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동력인 국민 통합이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전체 의석수(300석)의 절반이 훌쩍 넘는 170석에 이르는 막강한 의회 권력을 확보했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범여권 의석까지 합하면 189석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3년 만에 행정권력까지 되찾으면서 이재명 정부는 경제·외교·안보·교육·사법 각 분야에서 전방위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승훈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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