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이 최근 1년간 러시아에 포탄 약 900만발과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중포(重砲) 200대 이상을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외교부는 지난해 한·미·일 주도로 11개국이 모여 출범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차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MSMT는 러시아의 비협조로 인해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해체된 데 대응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각국이 보유한 북한 관련 정보를 공유·통합한 보고서를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이 충실하게 진행되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운영되고 있다.
보고서에는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무기 지원 현황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러시아로 포탄 및 방사포탄을 약 900만발이나 제공했다. 여기에는 탄도미사일 100기 이상이 포함된다. 2023년 9월부터는 컨테이너 2만개 이상 분량의 포탄과 관련 물자가 제공됐다. 여기에는 곡사포 등에 사용되는 포탄 등이 포함됐다.
또 지난해 북한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중포 200대 이상이 러시아로 넘어갔다. 이는 3개 여단이 운용 가능한 분량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무기체계 및 기술 이전도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MSMT는 최소 1대의 '판치르'(러시아의 이동식 방공시스템)급 전투차량이 이전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달 공개한 '북한판 이지스함' 최현호에서 판치르를 사실상 복제한 방어체계가 발견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작년 11월 이후 러시아는 북한에 단거리 방공시스템, 전파교란장치 등을 제공하고 사용 방법도 전수했다"며 "탄도미사일 데이터 피드백을 제공하고 유도 성능 개량도 제공했다"고 밝혔다.
무기 이전을 위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네트워크 구조도 일부 밝혀졌다. 2023년 11~12월 북·러 간 무기 이전은 러시아군 수송항공사령부(VTA)와 러시아 국영항공사인 '224항공단' 등이 맡았다.
지난해 북한 노동자 최소 8000명이 러시아에 파견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100만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했다. 모두 대북 안보리 제재 위반이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MSMT 참여국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고, 지속되는 제재 위반과 회피 시도에 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번 보고서 발간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해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과 회피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망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MSMT는 앞으로도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회피 관련 보고서 발간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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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외교부는 지난해 한·미·일 주도로 11개국이 모여 출범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차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MSMT는 러시아의 비협조로 인해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해체된 데 대응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각국이 보유한 북한 관련 정보를 공유·통합한 보고서를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이 충실하게 진행되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운영되고 있다.
보고서에는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무기 지원 현황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러시아로 포탄 및 방사포탄을 약 900만발이나 제공했다. 여기에는 탄도미사일 100기 이상이 포함된다. 2023년 9월부터는 컨테이너 2만개 이상 분량의 포탄과 관련 물자가 제공됐다. 여기에는 곡사포 등에 사용되는 포탄 등이 포함됐다.
또 지난해 북한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중포 200대 이상이 러시아로 넘어갔다. 이는 3개 여단이 운용 가능한 분량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무기체계 및 기술 이전도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MSMT는 최소 1대의 '판치르'(러시아의 이동식 방공시스템)급 전투차량이 이전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달 공개한 '북한판 이지스함' 최현호에서 판치르를 사실상 복제한 방어체계가 발견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작년 11월 이후 러시아는 북한에 단거리 방공시스템, 전파교란장치 등을 제공하고 사용 방법도 전수했다"며 "탄도미사일 데이터 피드백을 제공하고 유도 성능 개량도 제공했다"고 밝혔다.
무기 이전을 위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네트워크 구조도 일부 밝혀졌다. 2023년 11~12월 북·러 간 무기 이전은 러시아군 수송항공사령부(VTA)와 러시아 국영항공사인 '224항공단' 등이 맡았다.
지난해 북한 노동자 최소 8000명이 러시아에 파견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100만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했다. 모두 대북 안보리 제재 위반이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MSMT 참여국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고, 지속되는 제재 위반과 회피 시도에 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번 보고서 발간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해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과 회피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망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MSMT는 앞으로도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회피 관련 보고서 발간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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