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당국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해상안전국(MSA) 산하 장쑤성 롄윈강시 지역지부는 22일 오전 8시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서해상 3개 구역을 지정해 선박 출입을 금지했다. 한국 국립해양조사원 공지에 따르면 중국은 군사훈련 목적으로 항행경보를 발령했다.
해군 등 정부 당국에 따르면 해당 지역들은 모두 PMZ 내부에 있다. PMZ는 양국의 200해리 EEZ가 겹치는 구역을 의미한다. 문제는 중국이 지정한 세 군데 중 두 군데가 한국의 EEZ 경계선을 침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 군데는 아예 한국 EEZ 안에만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서해를 자신들의 영해로 만드는 '서해 내해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중국의 항행 금지 구역 설정을 두고 "군사훈련이라고 돼 있는 건 명목상일 뿐 이를 '뉴노멀'로 만들고 해당 해역 훈련을 기정사실화하는 전형적인 '회색지대전술'이라고 보는 전문가 판단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서해를 남중국해 '모델'로 내해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구단선'이라는 자의적 경계선을 그어놓고, 암초 등에 인공구조물, 활주로 등을 설치해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서해에도 인공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과 2024년에 심해 어업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구조물인 선란 1호, 2호를 설치했다. 2022년에는 이를 관리하는 시설인 석유 시추 설비 형태의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의 새 정부에 '중국과 등지지 말라'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우리도 공해상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해에서 이뤄지는 군사 활동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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