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 성수 도시재생 성공 최대 업적
임대료 저렴한 공공팝업스토어 운영 예정

“작년에 외국인 관광객 약 300만명이 찾을 만큼 서울 성수동은 세계적인 핫플레이스가 됐습니다. 임대료 상승 등으로 상권이 활력을 잃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 성동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 자치구에서 유일한 3선 연임 구청장으로, ‘붉은 벽돌’로 상징되는 성수동 도시재생을 10년 넘게 이끌어왔다.
정 구청장은 “2015년 도시재생을 같이 시작한 곳들이 있지만 성수만큼 경제적인 성과를 낸 곳은 없다”면서 “도시재생이라고 하면 벽화를 그리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성수는 과거 공업지대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한 붉은 벽돌을 브랜드로 삼아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찾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무신사, SM엔터테인먼트, 젠틀몬스터 등 유명 기업과 사회적 기업들이 성수동에 둥지를 틀었다. 이로 인해 성수동 내 기업 수는 지난해 기준 1만9200개로 2013년(1만개)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처럼 사람이 몰리다 보니 건물 임대료가 올라가고 대기업 진출이 늘면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성수동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동구는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과 임대인, 임차인 등으로 구성된 ‘상호협력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구가 지정한 지속가능발전구역 내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무분별하게 입점하는 것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팝업스토어 영향으로 임대료가 상승하자 성수동 전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확대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시즌2를 추진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오는 6월 성수타운매니지먼트가 공식 출범해 지역 내 기업, 임대인, 임차인, 주민들과 컨트롤타워 역할인 성동지역혁신센터가 함께 지역 현안별 운영협의체를 구성해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높은 임대료로 진입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업들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는 ‘공공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임기가 1년여 남은 그에게 마지막 남은 소임을 묻자 그는 ‘2040 성동 도시발전 기본계획’ 구체화를 꼽았다. 정 구청장은 “설계를 잘 짜놓아야 다음 구청장이 이어받아 그 설계를 바탕으로 행정 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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