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엽고 유쾌하고 기발하다. 뇌 빼고 즐기기에 최상인 B급 코미디에 A급 액션을 맛깔스럽게 버무렸다. 캐릭터 무비로서의 강점도 충분하니, 개성 넘치는 매력이 제대로 빛을 발휘한다. 마치 코믹판, 아니 게임판 ‘무빙’을 보는 듯한, 히어로물 ‘하이파이브’다.
영화는 장기 이식으로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5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이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심장을 이식 받은 태권 소녀 ‘완서’(이재인), 폐를 이식 받은 시나리오 작가 ‘지성’(안재홍), 신장을 이식 받은 후레쉬 매니저 ‘선녀’(라미란), 간을 이식 받은 FM 작업 반장 ‘약선’(김희원), 각막을 이식 받은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이 그리고 체장을 이식 받은 사이비 교주(신구·진영)가 주인공이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등을 만든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다.

초능력자의 장기를 이식 받아 초능력이 생긴 이들이라니, 그 발상부터 독특하다. 캐릭터별 색깔과 그에 맞는 능력을 확인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일상적 캐릭터를 만화적으로 끌고 가는 톤 조절의 노련함과 음악 등 각종 장치의 똑똑한 활용도 돋보인다. 휴먼 드라마의 따스한 기운까지 워싸니, 역시 베테랑 메가폰답다.
자칫 어색하고 오글거리게 느껴질 수 있는 세계관을 흥미롭게 끌어 당기는 건 오롯이 배우들의 힘이다. 착한 에너지부터 예고된 마성의 B급 매력, 반전의 섹시 카리스마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따로 보면 개성이 넘치고, 뭉쳐 놓으면 더 반짝 반짝 빛나니, 탁월한 앙상블이다.
무엇보다 액션 퀄리티가 기대 이상이다. 시원시원한 타격감, 만화적 무빙이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 시키는 가운데 이재인·진영의 시퀀스는 압도적이다. 그야말로 ‘판타지 코미디 액션’이란 정체성을 충실하게 지켜내며 그 장르적 쾌감을 탁월하게 살려냈다.
애초에 이런 장르에 대한 거부감을 가졌다면, 그저 유치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진지함이란 1도 찾아 볼 수 없는 순도 100% 무해한 오락 무비다. 마치 게임을 즐기듯, 디즈니+ ‘무빙’의 B급 코미디 버전으로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다채로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핸섬 가이즈’ 정도의 하드코어 병맛은 아니다.)
기왕 관람을 결심했다면 무조건 극장 관람을 추천한다. ‘하이파이브’ 만의 액션 쾌감과 킬링 포인트들은 스크린에서 오롯이 극대화된다. 유치함의 끝에서 신선한 감흥과 의외의 빅재미를 이식 받을 수 있다. 생각보다 유아인의 존재감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반전의 한 방을 선사해 당혹감을 느낄 수도 있다. 추신, 관객 길들이기 성공!
5월 30일 개봉. 러닝타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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