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 상위 1% 개발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타트업의 이름은 '피리오딕 랩스'다. 이 회사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초지능이나 범용 인공지능(AGI)이 아닌 물리, 화학 같은 과학 분야의 새 발견을 가속하는 데 AI를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피리오딕 랩스는 챗GPT 개발 초기 멤버였던 리엄 페더스와 구글 딥마인드 개발자였던 에킨 도우슈 추북이 공동 창업했다. 페더스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AI의 주된 목표는 사무직 업무를 자동화하는 게 아니라 과학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현재 생성형 AI를 만든 기업들은 진정한 과학적 발견의 길을 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 피리오딕 랩스는 과거 벨 연구소와 IBM 리서치 같은 '과학 중심 연구소'의 전통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이 방대한 텍스트 학습을 통해 대화와 프로그래밍, 추론 등에서 성과를 냈지만 실험을 통한 새로운 물질과 약물 발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과학적 발견은 반드시 실제 세계의 물리적 실험에서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피리오딕 랩스는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 a16z 등에서 3억달러 이상을 투자받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연구실을 세웠다. 실리콘밸리 인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대규모 자동화 실험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