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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 “기본기에 충실”...AI 에이전트 ‘익시오’ 음성 인식 시험실 가보니

  • 고민서
  • 기사입력:2025.06.19 14:37:12
  • 최종수정:2025.06.19 1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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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서울 마곡 사옥에 위치한 AI 음성인식 시험실 모습.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의 음성 인식 성공률 등 품질 측정 위한 양방향 통화 시험실로, 측정·진단·평가 전 과정에 걸쳐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24시간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익시오와 더불어 타사 AI 에이전트를 동시 시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서울 마곡 사옥에 위치한 AI 음성인식 시험실 모습.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의 음성 인식 성공률 등 품질 측정 위한 양방향 통화 시험실로, 측정·진단·평가 전 과정에 걸쳐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24시간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익시오와 더불어 타사 AI 에이전트를 동시 시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 최근 방문한 서울 마곡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 지하 1층 조용한 복도 끝 시험실 문이 열리자 미세한 기계음이 들린다. 이내 전화가 울리고 ‘있다가 6시에 커피 한 잔 어때?’라고 응답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사람은 없다. 시끄러운 지하철, 왁자지껄한 야외 현장 속 다양한 통화가 이어지고 끊어지는 동안 사람은 단 한 번도 보이지 않는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사 통화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의 음성 인식 품질을 검증하는 전용 시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익시오가 출시되기 수개월 전인 지난해 7월 꾸려진 ‘AI 음성인식 시험실’에선 24시간 연중무휴로 성능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강성광 LG유플러스 선행품질혁신담당은 “통화에 사용되는 AI 에이전트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음성을 글자로 변환하는지 측정하는 시험실로, 측정·진단·평가 전 과정에 걸쳐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내재화돼 있다”고 말했다.

강 담당은 “LG유플러스는 실 사용 환경과 최대한 유사한 공간에서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이번 시험실 구축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자체 서비스만 테스트하는 타사 환경과는 다르게 LG유플러스의 AI 시험실에선 익시오 외에도 시중에서 많이 사용하는 3종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테스트되고 있다. 강 담당은 “성능 비교와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경쟁사 모델도 함께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성광 LG유플러스 선행품질혁신담당이 최근 서울 마곡 사옥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자사의 AI 음성인식 시험실의 구축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강성광 LG유플러스 선행품질혁신담당이 최근 서울 마곡 사옥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자사의 AI 음성인식 시험실의 구축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AI 음성인식 시험실은 실제 두 명이 각각 통화하는 환경처럼 조성하기 위해 방음벽으로 만들어진 두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시험에 필요한 외부 소음이나 소리 크기 등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 통화는 각 방에 설치된 4대의 스마트폰이 서로 짝을 지어 진행되는데, 전화를 걸고 받는 것부터 끝난 이후 결과를 수집하고 지표에 맞춰 정리하는 것까지 모두 AI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이날 시연에 나선 문유석 LG유플러스 익시오 서비스 QA 테스크 포스(TF) 책임은 “시험 목표에 따라 주변 소음이나 말소리, 스마트폰 간 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녹음된 음원 파일을 24시간 끊이지 않게 재생한다”면서 “수집된 실험 결과는 서버에 저장해 자동으로 성능을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우 사람이 의도치 않게 야기할 수 있는 소음이나 실수로 인해 낭비되는 자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LG유플러스 설명이다.

통화에 필요한 음성은 사람이 아닌 스피커가 대신한다. 인간의 육성을 구현하는 스피커 장비인 ‘마우스 시뮬레이터’(HATS)를 활용해 다양한 음성을 구현해낸다. 이를 통해 직접 사람 모델을 구하지 않고도 성별, 연령별, 지역별 방언 등을 반영한 다양한 음성 샘플을 생성할 수 있다.

문 책임은 “익시오를 활용하는 주된 고객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 대화, 업무 약속과 같은 도메인별로 모의시험이 자동으로 이뤄지는데, 여기엔 실제 통화음이 아닌 (정보 활용이 가능한) 테스트 음원이 쓰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서울 마곡 사옥에 위치한 AI 음성인식 시험실 모습.  시연을 맡은 문유석 LG유플러스 익시오 서비스 QA 테스크 포스(TF) 책임이 관련 설비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서울 마곡 사옥에 위치한 AI 음성인식 시험실 모습. 시연을 맡은 문유석 LG유플러스 익시오 서비스 QA 테스크 포스(TF) 책임이 관련 설비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시험실 내부에는 생활 소음 발생 장치와 잔향 조절 기능도 함께 갖춰져 있어 고객이 통화하는 다양한 환경을 그대로 구현 가능하다. 가령 휴대폰과 얼굴 간 거리에 따른 소리 크기를 조절한다든지, 지하철 내 생활 잡음을 삽입하거나 이어폰을 활용해 통화하는 것처럼 소리를 꾸며내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시험을 24시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통화 샘플의 경우 짧게는 1분 40초부터 길게는 1시간 넘게까지 만들어 유형을 다양화했다. 시험 결과의 경우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정량지표를 적용한다. 실제 발화된 내용과 인식된 결과를 음절 단위로 비교해 성공률을 측정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6시에 커피 한 잔 어때요’라는 문장을 AI 에이전트가 ‘6시에 코피 한 잔 어때요’라고 변환하게 되면 틀린 한 음절만큼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약 800만개에 달하는 통화 음절을 시험했다. 이 기간 모의 테스트가 적용된 통화 시간은 453시간(동시 진행 기준)에 달한다.

문 책임은 품질 검증에 사용하는 ‘테스트 AI’의 정확도에 대해 “해당 자동화 시스템의 경우 수행 동작 기준으로 99%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머물지 않고 스팸 전화 수신 등 돌발 상황 시에도 시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회복하고 다시 시도하는 기능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테스트 과정상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되고 있다. AI가 측정한 시험 결과물을 최종 검토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검증 담당자가 투입되는 정도다.

강성광 담당은 “그만큼 인건비가 크게 절감되는 효과가 있지만, 시간의 간극 없이 연속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장점”이라며 “또한 시험 절차를 AI로 자동화해 변수를 통제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테스트 과정에서 도출하는 결과의 편차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 서울 마곡 사옥에 위치한 AI 음성인식 시험실 전경.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의 음성 인식 성공률 등 품질 측정 위한 양방향 통화 시험실로, 측정·진단·평가 전 과정에 걸쳐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24시간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서울 마곡 사옥에 위치한 AI 음성인식 시험실 전경.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의 음성 인식 성공률 등 품질 측정 위한 양방향 통화 시험실로, 측정·진단·평가 전 과정에 걸쳐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24시간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특히 LG유플러스는 음성인식 성능에서 익시오가 최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책임은 “구체적인 성능 지표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익시오가 1~2위 정도로 최상위 품질(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LG유플러스가 AI 에이전트의 음성 인식 품질 테스트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기본기에 충실하자”는 홍범식 대표의 올해 첫 현장 메시지와 맥이 닿아있다고 했다.

강 담당은 “LG유플러스는 익시오로 주된 통화 서비스들을 일원화하고 있고, AI 기반의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적용하는 등 통화 AI 에이전트로서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통신 서비스의 가장 기본인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보고 익시오 서비스 QA TF를 신설했고, 추후 해당 조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현재 3분기 출시를 목표로 ‘U+모바일매니저’ 앱에서 제공하는 주요 통화 편의 부가 서비스를 익시오로 통합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또 이르면 다음 달 초에는 AI가 기계로 위조된 가짜 음성을 판별할 수 있는 보안 서비스인 ‘안티 딥보이스’를 익시오에 탑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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