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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몇 알씩 삼키는 당신…비타민 ‘메가도스’ 괜찮나요?

지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축적 과다복용땐 각종 부작용 우려 A는 두통, D는 고칼슘혈증 유발 수용성 B·C도 과잉섭취는 안돼

  • 왕해나
  • 기사입력:2025.06.06 15:58:33
  • 최종수정:2025.06.06 15: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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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축적
과다복용땐 각종 부작용 우려

A는 두통, D는 고칼슘혈증 유발
수용성 B·C도 과잉섭취는 안돼
비타민을 섭취하는 사람 이미지. 사진=챗GPT
비타민을 섭취하는 사람 이미지. 사진=챗GPT

해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고함량, 고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인플루언서, 의사 유튜버들이 자신만의 ‘비타민 루틴’을 공유하며 메가도스(Megadose·고용량 섭취 요법) 바람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작정 따라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많이’보다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메가도스는 당장의 영양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지만 과다 복용 시 부작용 발생 위험도 있는 만큼 적정 함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수용성 비타민(C, B군)은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지용성 비타민(A, D, E, K)은 체내에 축적돼 과잉 섭취 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염창환 대한비타민연구회 회장은 “특정 비타민을 과다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체내에 축적되는 지용성 비타민을 복용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비타민 A는 눈 건강 유지와 피부 재생, 면역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고용량을 섭취할 경우 두통, 시야 흐림, 피부 건조, 탈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 효소 수치 상승이나 간 섬유화,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과잉 섭취 시 태아의 기형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복용량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로,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이나 근육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고칼슘혈증이 생기며, 이로 인해 메스꺼움, 식욕 저하, 혼란, 근육 약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 D를 따로 복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학계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비타민 E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며, 피부와 눈 건강 유지와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1일 1000㎎ 이상 고용량 복용 시 출혈 위험이 증가하며, 항응고제와 병용할 경우 출혈성 뇌졸중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수용성 비타민도 과잉 섭취는 안전하지 않다. B6는 1일 250㎎ 이상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촉각과 온감, 진동 감각이 저하되고 협응력과 운동의 장애와 같은 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 B3는 매일 35㎎ 이상 복용하면 소화기 장애, 간 기능 이상, 피부 홍조, 시력 약화, 발진, 간지러움 등의 과잉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중 유일하게 수용성으로 흡수, 축적되지 않는다. 한 번에 흡수되는 용량의 한계가 있고 체내 유지 시간이 짧아 여러 번 나눠 섭취해야 체내 비타민 C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수용성 비타민이라고 해도 기준치의 200배 이상 고농도로 섭취할 경우, 돌처럼 굳어져 요로 점막을 자극하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요로결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함량 비타민 C 복용은 속쓰림이나 위장장애 같은 위장 관련 부작용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임신부가 장기간 고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태아가 비타민 C에 의존 상태가 되어 출생 후 공급이 중단되면 괴혈병, 부종, 잇몸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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