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엄마 안 보여요”…거짓말 하는줄 알았는데 진짜 안 보였던 아이, 시력 낮아졌다는데

스마트폰 등 노출 늘어나며 시력문제 호소하는 사례 多 조기치료 할수록 예후 좋아

  • 심희진
  • 기사입력:2025.05.27 11:19:13
  • 최종수정:2025.05.27 11:19:13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스마트폰 등 노출 늘어나며
시력문제 호소하는 사례 多
조기치료 할수록 예후 좋아
소아 시력검사 이미지. 제공=일산백병원
소아 시력검사 이미지. 제공=일산백병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시력 문제를 호소하는 소아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약시, 근시, 사시는 아이의 성장과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소아안과 질환으로는 약시, 근시, 사시가 있다. 약시란 눈에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나 정상적인 교정시력이 나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양쪽 눈의 시력이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 차이가 날 때 낮은 쪽을 약시라 한다. 근시는 안구가 길어진 탓에 망막 위에 맺혀야 하는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힘으로써 먼 곳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사시란 어떤 물체를 주시할 때 한쪽 눈의 시선은 그 물체를 향해 있지만 다른 눈은 그렇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 한쪽 눈동자가 안쪽으로 쏠리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쏠리면 외사시라 한다.

약시의 경우 한쪽 눈을 자주 감는 증상이 나타난다. 근시는 TV나 스마트폰을 가까이에서 보려는 습관이 동반된다. 사시는 두 눈의 초점이 맞지 않거나 햇빛 아래에서 한쪽 눈을 감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강민채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아안과 교수는 “어린이들이 이 같은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아의 시력 저하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근시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 시간 증가, 실외 활동 부족 등이 증상을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약시는 어린 시절 시각 자극 부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시는 주로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약하거나 시신경 혹은 뇌신경에 이상이 있으면 나타날 수 있다.

약시를 고치는 데에는 정상적인 눈을 가려 약한 눈의 사용을 유도하는 ‘눈 가림 치료’가 주로 활용된다. 안대나 특수안경 등으로 한쪽 눈을 안 보이게 한 상태에서 책을 읽거나 퍼즐을 맞추고 그림을 그리게 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시력이 좋은 눈에 산동제인 아트로핀 안약을 넣어 해당 눈을 점점 흐리게 한 뒤 약한 눈의 사용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근시의 경우 질환의 원인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다만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드림렌즈 착용,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 등이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외 활동을 늘려 자연광을 쬐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 외의 치료법으로는 수술적 접근인 라식, 라섹, 인공수정체 삽입술 등이 있다.

사시의 경우 시선 정렬을 돕는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거나 안구 근육을 조절하는 수술을 실시하는 것 등이 고려된다. 선천성 내사시는 태어날 때부터 시기능에 결함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만 2세 전에 조기 수술이 시행돼야 한다. 태어날 때는 정상이었다가 2~3세에 눈이 몰리면서 내사시가 발생하는 후천성 내사시의 경우 원시 안경(돋보기 안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외사시는 만 2세 이후 수술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전에 수술을 마치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소아 시력 문제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다”며 “각 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아의 시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3세, 6세, 초등학교 입학 직전 등 정기적으로 시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하루 1시간 내로 제한하고 독서 등의 공부를 할 때 조명을 충분히 쬐는 것도 필요하다. 가급적 야외활동은 하루 2시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A, 루테인, 오메가3 등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도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강 교수는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어린이의 눈 건강을 지키려면 부모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올바른 시력 관리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채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아안과 교수
강민채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아안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