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 AI 자회사 NC AI의 이연수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다양한 산업군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대표 'AI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며 "국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도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회사 내 AI 연구개발(R&D) 전문조직으로 출범한 NC AI는 지난 2월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했다.
초대 수장을 맡은 이 대표는 2014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해 자연어처리(NLP) 센터장, 리서치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엔씨소프트의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와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비전'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는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SaaS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커머스 솔루션도 주목된다. 채팅과 게시판 내 텍스트를 다양한 언어로 실시간 번역하고 상품 이미지 속 제품 설명도 현지화하는 AI 머신번역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상품 관련 태그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상품 콘셉트 이미지를 만들어내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 페이지를 제작하는 시간도 줄여준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게임을 비롯해 공식 안내·뉴스·드라마·영화까지 다양한 영상에 활용할 수 있는 음성을 AI가 생성해주는 AI 오디오 서비스를 선보였다. 단순히 대본을 읽는 수준을 넘어 감정 표현도 알아서 담아내는 자연스러운 연기체를 구현해낸다.
한국어 영상 하나만 있으면 AI가 영상 속 목소리를 분석해 영어 등 다른 언어로 더빙해주는 솔루션은 올해 중 일반 이용자 대상 유료 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다.
개별 업종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만 엔씨소프트처럼 전문 게임사가 관련 비즈니스에 나선 사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대표는 "게임용으로 개발했던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이제는 더 넓은 분야에서 범용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올 초 이뤄진 분사 역시 AI 솔루션 서비스를 엔씨소프트의 본격적인 신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콘텐츠처럼 최근 한국 기업이 잘하는 사업이 여기에 특화된 AI 솔루션과 결합한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술력 면에서 비슷한 솔루션을 보유한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도 충분한 우위를 갖춘 만큼 내년에는 AI 서비스 최대 시장인 미국이나 거대 패션시장을 보유한 유럽 진출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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