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성적 미달로 무산되고
전문가 뽑아놓고 보직 변경도
![우주항공청 전경. [사천시]](https://wimg.mk.co.kr/news/cms/202505/07/news-p.v1.20250507.03b8b16ee3ee4cabb22d6992b5e8b2e7_P1.jpg)
우주항공청 설립 초기부터 제기됐던 우수 인력 영입난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어렵게 마련한 ‘유엔 유엔우주사무국(UNOOSA)’ 파견직에 우주청 국제협력 담당이 영어 성적 미달로 낙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개청 이후 공석이었던 우주과학탐사부문장 자리를 다른 보직으로 뽑은 이로 채우는 궁여지책식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UNOOSA는 우주 공간에서의 평화로운 국제적 협력을 촉진하고 관련 법률이나 규제 등 체계를 만들거나 지원하는 사무국으로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논의 내용은 유엔 총회 연례보고서에 반영된다. 현재 우주 업계 쟁점으로 떠오른 우주의 평화적 탐사와 이용이나 공동 프로젝트 수행 등 국제협력 의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요 설립 목적 중 하나로 ‘국제협력 강화’를 내세운 우주청은 지난해 힘겹게 UNOOSA에 파견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청 국제협력 담당이 해당 자리 파견을 준비했다. 그러나 요구되는 영어 성적 기준을 맞추지 못해 파견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주청의 국제협력 담당이 영어 성적 미달로 해외 파견직에 가지 못했다는 것은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라며 “UNOOSA 파견직은 한국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반영시킬 수 있는 기회였는데 파견이 무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당 우주청 직원은 지금도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주청은 전문가 중심의 공무원 혁신조직 모델을 기치로 내세운다. 그러나 설립 전부터 전문가 영입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 조직에 비해 크지 않은 경제적 측면의 매력, 불안정한 계약직 신분, 연구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서울이나 대전 같은 기존 근무지와 거리가 먼 경남 사천이라는 점 등 불리한 조건들 때문이었다.
실제 우주청은 개청 이후 지속적으로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어왔다. 애초 지난해 말까지 목표했던 정원 90% 충원에 실패했다. 현재까지도 이 같은 인재영입 난을 지속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우주청은 인사를 실시했다. 우주항공정책국장을 우주과학탐사부문장으로 보직 변경했다. 우주과학탐사 부문장은 달 착륙선, 화성 궤도선, 태양관측 L4 탐사선 등 심우주탐사와 유인탐사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자리는 개청 이후부터 쭉 장기간 공석이었다. 개청 이전부터 이후까지 우주과학탐사부문장에 여러 인물을 타진했으나 모두 무산되면서 결국 지난해 12월 우주항공정책국장으로 채용했던 인사로 이 자리를 채웠다. 타 보직으로 뽑은 전문가로 공석을 메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청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한 한인이나 한국계 미국인을 비롯해 일본·러시아·인도에도 훌륭한 외국인이 많다며 전문가 영입을 자신해왔으나 결국 실패했다”며 “우주청의 인재영입 난항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인사 이동으로 공석이 된 우주항공정책국장 자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국장이 임명됐다. 우주청은 과기정통부 산하 외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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