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제품 아이폰과 생태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20년 동안 혁신이 없다고 꼬집은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애플의 ‘아이폰’을 언급했다. 그는 아이폰이 “그동안 괜찮았다”며 “지금 세계 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이는 굉장한 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애플은 내가 보기에 임의적인 규칙이 많은 플랫폼을 이용해 왔다”면서 “애플은 그동안 굉장한 것을 발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전 CEO를 언급하고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명한 이후 그것에 20년 동안 안주한 것 같다”며 사실상 팀 쿡 애플 CEO를 겨냥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최근 아이폰 판매량 부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만 TF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 CNBC를 통해 지난해 12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출하량이 10~12%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애플에게 미국과 유럽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최근 현지 업체들의 추격에 고전하고 있다. 궈밍치는 애플이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능이 아이폰 수요를 자극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새 아이폰이 이전 제품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기기를 교체하는 데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아는가? 애플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쥐어짜고, 개발자들에게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더 많은 주변 장치와 그것에 연결되는 것을 구입하도록 유도한다”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애플이 “에어팟과 같은 멋진 제품을 만들지만, (다른 회사들이) 아이폰에 동일한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을 구축하지 못하게 철저히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보안을 침해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방어하고 있다”며 “애플이 더 나은 보안을 구축하고 암호화를 사용하는 등 프로토콜을 수정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직접 경쟁 상품인 혼합현실 헤드셋은 크게 비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메타 플랫폼은 애플이 지난해 2월부터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서 가상현실(VR) 및 MR 헤드셋 시장에서 애플과 직접 경쟁하게 됐다.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VR 헤드셋을 판매하고 있는 저커버그는 애플의 비전 프로에 대해 “최근에 시도한 새로운 제품 중 가장 도전적인 시도 중 하나”라고 평했다.
그는 “우리도 첫 번째 버전의 제품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플을 너무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비전 프로 첫 번째 버전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과 메타, 왓츠앱 등 다양한 SNS를 보유한 메타 플랫폼스는 2021년부터 애플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내세워 인스타그램 등 외부 프로그램이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에 사용자의 검색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던 메타 플랫폼스는 광고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저커버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애플이 독자적인 행보를 그만둔다면 메타의 매출이 2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메타는 지난해 6월 애플에 자사의 AI 모델 ‘라마(Llama)’를 아이폰에 탑재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다른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을 인용해 애플 기술에 대한 접근 요청을 했다며 메타가 제일 많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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