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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칼춤 추는 셈”…연준, 셧다운 와중에 금리결정 할 판

의회 예산안 처리 끝내 불발 美연방정부 7년만에 셧다운 연방공무원 80만명 무급휴직 공공서비스 등 차질 불가피 항공편도 결항·지연 가능성 정부지출·민간소비 위축 우려 1주 셧다운시 성장률 0.13%↓ 금 선물 가격 3900달러 돌파

  • 임성현
  • 기사입력:2025.10.01 22:51:58
  • 최종수정:2025.10.01 2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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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예산안 처리 끝내 불발
美연방정부 7년만에 셧다운

연방공무원 80만명 무급휴직
공공서비스 등 차질 불가피
항공편도 결항·지연 가능성

정부지출·민간소비 위축 우려
1주 셧다운시 성장률 0.13%↓
금 선물 가격 3900달러 돌파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신화 = 연합뉴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신화 = 연합뉴스]

미국 의회에서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가 불발돼 1일 자정부터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현실화됐다. 미 상원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협상 최종일인 이날 7주짜리 공화당의 임시예산안(CR)을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55 대 반대 45로 부결되면서 7년만에 다시 정부 셧다운을 맞았다.

이에 따라 미 전역이 극도의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규모 공무원 해고 사태는 물론 필수 통계 지표들도 발표가 중단되면서 가뜩이나 관세정책 후폭풍에 휘청이던 미국 경제도 추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미 연방정부가 가동을 멈췄다. 예산 집행이 중단되면서 정부가 제공하던 공공 서비스도 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인 2018년 12월말부터 34일간 이어진 이후 약 7년 만이다.

사진설명

셧다운으로 연방정부 직원들은 곧장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경찰, 소방 등 필수업종의 직원들 역시 월급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 앞선 2018년 셧다운 때는 34만명 직원이 휴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셧다운 영향으로 80만명 이상의 직원이 일시 휴직에 들어걸 것으로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를 두고 충돌하는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해 대규모 해고 사태를 예고해왔다. 전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되면 해고를 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해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 부처를 중심으로 직원 감축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앞서 밝힌 바 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상원에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된 뒤 정부 기관들에 보낸 메모에서 “영향을 받게 될 기관들은 대응 계획을 이제 실행해야 한다”며 “질서 있게 셧다운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정부의 통계 발표 중단은 시장에도 커다란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시 참고하는 핵심 지표들인 물가, 고용 지표가 모두 중단된다. 노동통계국은 “셧다운 기간 경제 데이터를 발표하거나 수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당장 3일과 15일 각각 예정된 9월 비농업 고용 통계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지만 반영하지 못하고 금리 조정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 역시 ‘깜깜이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어 증시도 불확실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 기능이 일시적으로라도 마비되는 셧다운은 경제성장에도 직격탄이 된다. 1분기 마이너스에서 2분기 3.8%로 깜짝 반등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역시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8년말부터 34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2019년 1분기 성장률은 0.4% 감소했다고 의회 예산국은 추정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도 셧다운이 1주일간 지속되면 성장률이 0.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 직원들의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감소와 공공사업 수행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까지 모두 지연되면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서로에게 예산안 처리불발 책임을 돌리며 거세게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이 셧다운을 원한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어떤 나라도 불법 이민자들과 이 나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의료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비용을 댈 여력이 없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 등을 주장하며 공화당이 제출한 7주짜리 임시예산안 처리에 반대하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원하지도 않고 미국 국민들도 원하지 않는 상황인데, 대통령은 마치 10살짜리 아이처럼 인터넷에서 장난을 치느라 바쁘다”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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