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국회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건설사 CEO들이 다수 포함된 증인·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엄벌 기조를 세운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문책 성격으로, 국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고 예방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와 국토위에 증인으로 채택된 건설사 CEO만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김민식 이랜드건설 대표 등 10여 명에 달한다.
환노위는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및 중대재해 피해와 관련해 김기호 영풍그룹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고, 정종철 쿠팡CFS 대표는 일용직 제도 개선 대책 확인을 이유로 국회에 소환됐다. 도세호 SPC 대표는 공장 근로자 기계 끼임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은 대우버스 위장 폐업과 관련해 신문을 받는다. 문금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당에서 기업인에 대한 증인·참고인 출석을 최소화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원내운영수석이 부대표단에게 각 상임위원회에서 (기업인 호출을) 다시 한번 고려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해킹 사태와 관련해 김영섭 KT 대표를 비롯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동시에 소환됐으며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도 증인 소환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김 회장은 롯데카드 해킹과 홈플러스 사태 등을 이유로 정무위원회와 환노위까지 3곳의 상임위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재벌 총수도 어김없이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 국내 소비자 정보보호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고, 최태원 SK 회장은 계열사 지원 문제로 부름을 받았다.
이날 환노위에서 기업인만 대거 포함된 증인 명단이 통과되자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명단에 기업인은 다 들어가고 국민의힘이 요구한 민주노총 등 노조 관계자 명단은 빠졌다"며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전부 다 기업가만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여야는 기업인 외에도 국감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특히 진종오 녹취록 폭로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실세 논란과 관련한 증인·참고인 채택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진종오 녹취록 폭로와 관련해 관련 제보자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추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며 최종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운영위원회에서 김 부속실장의 증인 채택도 지속 요구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국회가 결정하는 대로 무조건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김 부속실장의 증인 채택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이 그를 국회로 불러낼 방법은 없다.
[전경운 기자 /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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