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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500% 달성?...정부출연연, 눈높이 낮춘 셀프 고득점

성과목표 달성률 최대 520% “목표 도전성 재검토 필요”

  • 곽은산
  • 기사입력:2025.05.26 15:10:40
  • 최종수정:2025.05.26 15: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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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목표 달성률 최대 520%
“목표 도전성 재검토 필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경사연]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경사연]

국가 정책을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실질적 성과와 무관한 고득점 평가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성과 달성률이 500%를 넘긴 지표도 있었지만 성과 관리체계 자체가 허술하게 작동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국무조정실이 의뢰해 한국능률협회플러스(KMAPlus)가 최근 수행한 2024년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경사연은 ‘평가사업’ 부문에서 성과목표 대비 달성률을 최대 520%로 기록했다. ‘핵심 국정과제 정책연구기획’ 부문에선 달성률이 320%인 목표가 있었다.

경사연이 남긴 실적 기록은 정출연 육성법에 따라 정부에 제출된다. 높은 평가를 남길수록 연구사업 추진 정당성과 운영 역량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예산 확보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성과목표의 도전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지표관리에 있어서 지표별 목표값 대비 달성수준과 함께 전년 대비 향상 추이를 동시에 관리하는 방식의 성과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과목표가 명확한 기준 없이 단순 계량화가 가능한 투입지표로 설정된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 제출 건수나 회의 개최 수처럼 수치화는 쉽지만 정책 기여도나 실행 효과를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실질적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성과지표와 산출지표를 개발해 대체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예산 관련 사안을 평가하는 ‘발전방향 기획사업’ 부문에서는 성과 측정방법이 모두 정성지표로 구성돼 명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번 평가의 총점은 1000점 만점에 연구기관 지도관리 및 사업분야 800점, 경영분야 200점으로 이뤄졌다. 경사연은 각각 591.75점, 143.79점을 받아 종합평점 735.54점을 기록했다. 최종 평가 결과는 매우우수부터 미흡까지 총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보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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