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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보다 더 내렸다” 집값 12억서 3년 만에 반 토막 난 인천의 강남

인천 연수구 집값 15주 연속 하락

  • 정다운
  • 기사입력:2025.01.28 09:00:00
  • 최종수정:2025.01.2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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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집값 15주 연속 하락

‘인천의 강남’으로 통하는 송도국제도시 집값이 연일 내림세다.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 계엄·탄핵 정국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지역 내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매물이 쌓인 때문이다. 아파트값은 고점의 반 토막 수준으로 하락한 사례도 나왔다.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부터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연수구 집값은 전주보다 0.08%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5주 연속 내렸는데, 이 기간 누적 변동률은 0.73% 하락이다. 인천에서는 연수구(-0.08%)·남동구(-0.13%)가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0.58%), 경기(0.12%) 집값이 상승하며 수도권 집값이 0.19% 오른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 기간 지방 5대 광역시 집값이 0.71% 내렸다. 연수구 집값은 수도권이지만 지방보다 더 떨어진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3100가구)’ 전용 84㎡C는 지난 1월 4일 5억9500만원(2층)에 손바뀜됐다. 비슷한 저층 매물(전용 84㎡B)이 지난해 11월 7억3000만원(3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시세가 1억3500만원 내렸다.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부동산 시장이 한창 호황이던 2022년 12억4500만원(12층)에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2020년 입주한 준신축 대단지 아파트인데도 실거래 가격이 고점 대비 절반 아래로 하락한 것. 송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는 7억원 초반~7억원 후반대에 넓게 형성돼 있는데 매도가 급한 집주인은 6억5000만원에도 매물을 내놨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아파트값이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내려오거나 수억원씩 하락한 단지가 이외에도 여럿이다.

‘더샵센트럴파크1차(729가구)’ 전용 96㎡는 지난 1월 8일 직전 거래가 9억원(39층)보다 3억원가량 낮은 6억2000만원(19층)에 손바뀜했다. 이 아파트 최고가가 12억원(27층·2022년 5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세가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013년 입주한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1703가구)’ 전용 101㎡도 한때 12억4500만원(33층·2021년 8월)에 달했던 가격이 최근 8억원(10층)으로 내려왔다. 2022년 3월 9억원(24층)에 최고가를 찍었던 ‘송도오션파크베르디움’ 전용 75㎡는 올 1월 21일 5억6000만원(8층)에 주인을 찾았다. 3년 만에 매매 가격이 3억4000만원 추락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매경DB)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매경DB)
매년 적정 수요보다 많은 입주 물량 ‘공급 과잉’

송도국제도시 아파트값은 한동안 약세를 이어갈 곳으로 보인다. 최근 인천 곳곳에 새 아파트가 여럿 들어선 만큼 한동안 공급 과잉을 벗어나기 어려운 탓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인천시에는 2022년 4만2137가구, 2023년 4만2413가구, 2024년 2만4848가구가 입주했다. 인천 적정 수요가 연 1만5000가구 내외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매년 훨씬 많은 물량이 쏟아진 셈이다. 올해도 인천시에는 2만2553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나와 있는 매물도 증가세다. 아실에 따르면 1월 24일 기준 연수구 송도동 매물은 6509건으로 1년 전(4987건)보다 30.5% 늘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송도는 인천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대출 규제 여파에 그간 공급도 많았던 탓에 한동안은 매물이 쌓이고 거래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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