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강남구 개포동에서 2차전을 펼칠지 관심이 모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BS한양, 효성중공업, 진흥기업 등 대형 건설사 총 10곳이 참여했다. 오는 3월 12일 마감하는 입찰에는 이날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에만 자격이 주어진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은 강남구 개포동 185 일대 11만6682㎡ 용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 아파트 2698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앞서 1·2·3·4·5·8·9단지가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를 마쳤거나 이미 시공사를 정해둔 만큼 개포주공6·7단지는 개포동의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포주공2단지는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가 됐고,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 개포시영을 헐고 지은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개포(1996가구)’, 일원현대였던 ‘래미안루체하임(850가구)’, 개포주공4단지였던 ‘개포프레지던스자이(3375가구)’,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줄줄이 집들이했다.
정비업계는 이번 시공권 수주전이 사실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차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두 건설사 모두 개포동 일대 재건축 경험이 있는 데다 앞으로 압구정, 잠실, 성수 등 남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면 개포주공6·7단지 시공권 수주가 도움돼서다. 특히 지난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에 고배를 마신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약 1조5140억원(3.3㎡당 890만원)에 달하는 개포주공6·7단지 시공권 수주가 절실하다. 한남4구역 공사비가 약 1조5723억원으로 비슷한 규모였다.
다만 삼성물산은 개포주공과 같은 3월 입찰을 마감하는 송파구 잠실우성1~3차 재건축 수주전을 두고 양측을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비슷한 시기에 강남 대형 단지를 두 곳이나 챙기기 쉽지 않은 탓이다. 잠실우성1~3차 재건축은 잠실동 12만㎡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모두 268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1조619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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