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도 좋아해…설악산국립공원 품은 호텔
속초는 산과 바다를 품은 여행지다. 안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설악산이, 바깥에는 물빛 맑은 동해가 펼쳐진다. 설악산 정기를 가득 받고 싶다면 켄싱턴호텔 설악을 추천한다. 요즘 켄싱턴호텔 설악은 외국인 여행객과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으며 재조명받고 있다.
켄싱턴호텔 설악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이그제큐티브 객실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그제큐티브 객실을 도입한 이유는 고객 요청 때문이었다. 켄싱턴호텔 설악은 국립공원 내 위치해 시설 개·보수가 쉽지 않다. 1996년 호텔을 인수한 이후 국립공원 허가를 받아 조금씩 인테리어를 보수하다가 이번 30주년을 앞두고 리뉴얼을 진행한 것이다.
이그제큐티브 객실이 위치한 5~6층은 호텔에서 가장 뷰가 좋은 곳이다. 가로수와 산 전망 권금성이 어우러지는 바깥 경치가 객실 창을 통해 액자처럼 걸린다. 체리몰딩이 돋보이는 이그제큐티브 객실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통창이 아니어서 더 운치가 있다. 침대에 걸터앉거나 창문 앞 소파에 앉으면 권금성 풍경이 정면으로 액자 속 그림처럼 걸린다. 꽃무늬 벽지, 붉은 톤 스트라이프 베개와 액자, 어두운 고동색 마룻바닥 등 체리몰딩과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가 이국적으로 다가왔다.
점진적인 시설 개선 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켄싱턴설악 호텔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호텔 시작부터 고집해온 '영국 왕실 테마'다. 호텔은 하나의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다. 전시품이 워낙 방대해 하나하나 구경하는 데만 오랜 시간이 든다.
호텔 정문 입구에는 1950년대 런던 시내를 달리던 이층버스 '루트마스터'가 서 있다. 권금성과 설악산 자락을 배경으로 하는 빨간 버스는 존재감부터 남다르다. 레스토랑 '더퀸'에는 영국 로열패밀리가 보내온 왕실 연하장, 조지 6세의 친필 편지 등 영국 왕실 역사를 담은 전시품이 있다.

홈 마리나 속초는 문 연 지 1년 된 신상 호텔이다. 최대 6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널찍한 객실은 물론 거품 풀 파티가 열리는 루프톱 인피니티풀이 있어 젊은 층과 호캉스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반응이 좋다.
국내 브랜드인가 했더니 휴양지 호텔로 유명한 '반얀트리' 산하 브랜드로 국내에는 첫선을 보이는 호텔이다. 가족 여행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휴양형 호텔로 현재 반얀트리그룹에서 주력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150개 객실이 있는데 일반실(장애인 이용 가능 객실 포함 5종류)과 스위트로 나뉜다. 기본 객실 사이즈는 36㎡(11평)로 일반 4성 호텔이 보통 26㎡(8평)인 것과 비교해 넉넉하다. 객실 뷰는 1~3호 라인이 가장 좋다. 청초호와 속초 해변을 양옆에 끼고 있는 입지가 홈 마리나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설악대교와 금강대교,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까지 주변에 인프라스트럭처가 잘돼 있어 야경도 예쁘다.
프리미어룸과 주니어 스위트는 최대 4명, 홈 스위트는 최대 6명까지 투숙할 수 있다. 킹사이즈 침대 두 개와 널찍한 소파가 놓인 홈 스위트 객실은 호권핑 반얀그룹 회장도 극찬한 방이다. 양쪽 벽 가득 통창을 내 속초 바다 뷰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김광수 총지배인은 "호권핑 회장은 이곳 소파에 앉아 20분 동안 창밖 전망을 감상하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홈 마리나 속초는 등급은 4성이지만 5성 못지않은 시설과 서비스로 칭찬이 자자하다. 호텔 최고층 루프톱에는 사계절 내내 최고 40도 온수를 유지하는 인피니티풀과 루프톱 바가 마련돼 있다. 5성 특급호텔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에비앙을 무료로 제공하고 시몬스 가장 고급 라인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 김 총지배인은 "속초 지역에서 온종일 인룸 다이닝을 제공하는 것은 홈 마리나 속초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문어국밥 먹고 속초아이 타고 시장구경은 덤
속초 명물로 자리매김한 '속초아이'는 밤낮을 따지지 않고 아름답다. 속초아이는 국내 유일 해안가 대관람차로 바다와 설악산 뷰를 동시에 품어 더 특별하다. 아파트 22층 높이까지 올라가고 최대 216명을 수용한다. 알록달록 색깔별로 칠한 동그란 캐빈에는 에어컨을 비치해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게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일정 중 한 끼는 속초중앙시장 근처 '속초문어국밥'을 추천한다. 로컬 맛집으로 소문난 이곳은 제사상에 올린 문어를 잘게 썰어 탕국에 넣어 먹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식당이다. 동해에서는 제사상에 문어를 올리는 풍습이 대대로 전해져오고 있다. 문어국밥이라는 말만 듣고는 주꾸미 샤부샤부나 연포탕같이 해산물을 토대로 육수를 낸 맑은국을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앞서 설명했듯 기본은 소고기 탕국이다. 소고기 육수와 참문어 육수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낸다. 고명으로 소고기와 문어가 동시에 들어 있다. 시원한 맛을 내주는 콩나물과 시래기도 듬뿍 들어 있어 뜨끈하게 속을 풀어준다.
속초중앙시장은 무려 1953년 시작된 속초 대표 전통시장으로 평일 오후에도 북적거린다. 과일과 횟감, 각종 젓갈류와 간식부터 속초 명물 닭강정까지 없는 게 없다. 골목별로 판매 품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초행인 관광객도 편히 둘러볼 수 있다. 속초 닭강정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만석닭강정과 중앙닭강정 그리고 더덕 닭강정을 한 박스씩 사서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다.
[속초 홍지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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