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5성급 21만원으로 가성비 여행지 1위
국내 호텔비 3% 하락세, 속초·서울은 역주행

글로벌 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이 ‘2025 호텔 가격 지수(HPI)’를 발표했다. 예산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이 현명하게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지표다. 전 세계 주요 도시 평균 일일 호텔 요금을 비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2023년 같은 기간과 연간 변화율을 분석해 국내외 인기 여행지 가격 흐름을 파악했다. 호텔스닷컴은 가격 지수를 통해 어디서 비용을 절감하고, 어디서 합리적 소비가 가능한지 알려주는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한다.
멜라니 피시(Melanie Fish) 호텔스닷컴 글로벌 PR 부사장은 “오늘날 같은 경제 상황에서 호텔 가격 지수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목적지를 알려주는 데이터 기반 도구”라며 “어디서 과감하게 지출하고, 어디서 아끼며, 어디서 저렴하게 럭셔리를 누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여행 치트키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방콕, 상파울루 같은 도시는 모든 호텔 등급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훌륭한 여행이 반드시 큰 비용을 수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증명한다”며 “VIP Access와 실시간 가격 변동 추적 기능을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더 큰 가치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인이 호텔 1박에 실제로 지불한 평균 금액, 평균 일일 요금(ADR)은 여행지 선택 기준이 됐다. 해외 인기 25개 도시에서 평균 호텔 요금이 전년 대비 2% 올랐다. 1박 평균 25만 원 선에 도달했다.
일본은 후쿠오카(+15%), 도쿄(+14%)를 비롯해 나고야, 교토 등 주요 도시의 요금이 크게 올랐다. 환율 변화와 높은 수요 때문이다. 반면 베트남 다낭은 여전히 저렴한 가격에 고급 숙박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저렴이’ 여행지다. 다낭 외에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홍콩, 베트남 냐짱(나트랑), 프랑스 파리 등 일부 도시는 전년보다 호텔 요금이 낮아졌다.
국내는 다소 다른 흐름이다. 전국 주요 25개 여행지 기준으로 평균 요금은 전년 대비 3% 하락했고, 전국 평균은 1박당 약 16만 원 수준이다. 강원 속초, 인천, 경기 용인, 서울, 울산 등은 여전히 수요가 높은 해안과 도심 여행지로 호텔 요금이 상승했다.
반대로 강원 양양, 경기 화성, 전남 여수, 경북 포항, 전남 목포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대다. 익숙한 여행지 대신 새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역별로 요금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해 국내 주요 여행지의 평균 요금은 전년 대비 최대 13% 상승하거나 최대 14% 하락했다. 목적지에 따라 선택 폭은 더 넓어졌다.

호텔 요금이 높은 지역과 예산 대비 가성비가 뛰어난 지역을 알면 여행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2025 호텔 가격 지수는 지난해 한국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예약한 상위 25개 여행지 요금 수준을 분석했다.
해외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여행지는 미국 뉴욕(43만 원), 파리(40만 원), 영국 런던(37만 원), 싱가포르·이탈리아 로마(34만 원) 순이다.
숙박비가 높아도 문화, 쇼핑, 경험을 이유로 여전히 발길이 이어지는 도시들이다. 뉴욕, 파리 같은 대도시는 지난해에도 프리미엄 여행지 위상을 유지했다. 여전히 버킷 리스트 1순위 목적지로 호텔 요금이 비싸지만 세계적 문화와 패션, 다양한 경험을 찾는 한국 여행객들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반면, 태국 파타야(14만 원), 베트남 하노이·호치민(15만 원), 일본 나고야(16만 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7만 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박비로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는 서울이 23만 7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강원 고성(23만 5000원), 제주 서귀포·강원 속초(23만 3000원), 인천(23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과 고성은 도심 접근성과 계절 이벤트, 휴양지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지역이다.
경남 창원(9만 원), 울산(9만 1000원), 전남 목포·충북 청주(10만 원), 경기 용인(10만 3000원)은 가장 저렴했다. 덜 알려졌거나 새롭게 떠오른 지역은 적은 예산으로 충분히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2025 호텔 가격 지수에 따르면 고급스러운 여행이 반드시 고가 예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호텔스닷컴은 1박 평균 40만 원 이하로 5성급 호텔 숙박이 가능한 최고 가성비 여행지 5곳을 뽑았다.
한국인 여행객을 위한 최고 가성비 여행지는 베트남 하노이 (21만 3000원), 태국 방콕 (24만 2000원), 중국 상하이 (26만 2000원), 호주 시드니 (38만 3000원), 일본 오사카 (38만 6000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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