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도쿄보다 한 수 위” 외국인 관광객 만족도 최상인 의외의 국내 여행지 [혜성특급]

서구권 관광객, 베이징 여행 상품 호평 국내 부산 여행 상품, 만족도 가장 높아 기억에 남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경쟁력

  • 김혜성
  • 기사입력:2025.06.03 06:19:10
  • 최종수정:2025.06.03 06:19:10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서구권 관광객, 베이징 여행 상품 호평
국내 부산 여행 상품, 만족도 가장 높아
기억에 남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경쟁력
도쿄 / 사진=pixabay
도쿄 / 사진=pixabay

여름으로 접어들었음이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부지런히 여름 휴가 계획들 세우고 계실 이들을 위해 혜성특급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도쿄보다 만족한 한국 여행지’ 소식 전합니다.

외래 관광객, 日 도쿄보다 韓 ‘이곳’에 더 만족했다
부산 / 사진=pixabay
부산 / 사진=pixabay

전 세계 외래 관광객 사이에서 ‘국내 부산 여행 상품’이 도쿄 여행 상품보다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것도 특히 서구권 관광객 사이에서 말이다.

지난 27일 야놀자리서치가 ‘동북아 주요도시 관광상품 비교분석: 트립어드바이저 데이터 기반 정량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적인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여행 상품을 기반으로 ‘한국(서울·부산)’ ‘일본(도쿄·오사카)’ ‘중국(베이징·상하이)’ ‘대만(타이베이·가오슝)’ 등 4개국 8대 도시의 관광 상품 구성과 소비자 반응을 비교 및 분석한 것이다.

트립어드바이저 플랫폼에는 2024년 기준 약 1246만 개의 관광 상품이 올라와 있다. 그중 2110만 명의 이용자가 남긴 3110만 건 이상의 후기로 소비자 경험을 추적할 수 있다.

서구권 외래 관광객이 한국을 관광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그림=챗GPT
서구권 외래 관광객이 한국을 관광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그림=챗GPT

여기에 올해 트립어드바이저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자의 50.0%는 유럽권, 22.9%는 미국권, 16.6%는 아시아권 거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플랫폼 데이터는 서구권 관광객의 관광지 선호도를 분석하는 데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텍스트 데이터에서 주제를 자동으로 분류해 내는 인공지능 기반의 분석 기법인 BER토픽(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or Topic Modeling) 기반의 토픽 모델링 기법을 활용했다. 이 기법으로 트립어드바이저 데이터를 수집해 상품을 주제별로 분류한 뒤 가격, 평점, 후기 수 등 소비자 반응 지표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동북아 주요 도시가 서구권 관광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고 평가받는지’와 ‘어떤 도시가 특정 주제와 콘텐츠로 경쟁력을 확보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비교·분석했다.

부산 상품 만족도, 서울 제치고 도쿄보다 높아
도쿄 / 사진=pixabay
도쿄 / 사진=pixabay

분​석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 내 관광 상품 수 기준으로는 일본 도쿄가 247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베이징이 2270개로 2위에 올랐다. 중국 상하이는 1257개로 3위에 안착했다. 서울은 898개로 중위권이었고 부산은 233개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중 서울·도쿄·타이베이 관광 상품은 소비자가 트립어드바이저 플랫폼 내 후기를 등록한 비율이 모두 50%를 넘거나 근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도시의 관광 후기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베이징 / 사진=pixabay
베이징 / 사진=pixabay

다만 만족도 측면에서는 결과가 사뭇 달랐다. 관광 상품 이용 후기 만족도의 평균 평점을 따져보면 ‘베이징’이 관광업 최고 전성기를 찍고 있는 일본을 제치고 4.91점으로 가장 높았다. 여러 국가의 관광 상품 중에서 베이징 관광 상품을 경험한 외래 관광객의 평가가 가장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자리한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등 오랜 역사를 지닌 상징적 자원을 활용한 덕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구권 외래 관광객이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여행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그림=챗GPT
서구권 외래 관광객이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여행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 /그림=챗GPT

이어 만족도 평균 평점 2위에는 ‘부산’이 올랐다. 부산의 만족도 평균 평점은 4.90점으로 베이징과 0.01점 차이에 불과했다. 부산은 관광 상품 이용 후기와 평균 후기 수가 적었음에도 평균 평점이 유독 높았다. 부산이 조사 대상 도시 중 매우 높은 수준의 만족도와 가장 낮은 품질 편차를 기록한 것이다. 부산의 관광 상품의 합리적인 가격과 감천문화마을 등 지역 정체성 기반 콘텐츠를 잘 살린 덕에 관광객의 호평을 받았다.

만족도 평균 평점 3위는 ‘상하이’가 차지했으며 4.89점을 받았다. 다만 상하이의 경우에는 큰 강이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수향마을과 같은 독특한 관광 자원에도 관광객의 자발적 후기 참여가 낮았다.

(좌) 일본 (우) 한국 / 사진=pexles
(좌) 일본 (우) 한국 / 사진=pexles

4위는 도쿄로 만족도 평균 평점 4.85였고 5위는 서울로 만족도 평균 평점 4.78점이었다. 서울의 관광 상품은 관광객 후기가 많고 상품 노출도가 높았음에도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서울 관광 상품의 일관한 품질 관리와 차별화한 체험 설계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안예진 야놀자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부산은 상품 수가 많지 않음에도 감천문화마을, 자갈치시장 등 자연환경, 도시경관, 생활 문화를 융합한 부산다움을 구현한 체험형 콘텐츠가 방문객에게 깊이 있는 도시 경험을 제공하며 일관된 긍정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이러한 소수 정예의 상품 구성이 오히려 더 높은 품질 일관성과 소비자 신뢰를 형성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비싼 게 제값 한다?’…국내 관광 상품 더 잘나가려면
돈 / 사진=Pixabay
돈 / 사진=Pixabay

그​렇다면 외래 관광객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지역의 관광 상품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트립어드바이저 데이터 분석 결과 동북아 주요 도시의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이 보급형 상품보다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기록했다. ‘비싼 게 제값한다’는 말이 딱맞을까.

해당 플랫폼 내 상품 가격 상위 30%를 ‘프리미엄(고가) 상품군’으로 지정하고 하위 30%를 ‘보급형 상품군’으로 구분해 만족도를 비교하니, 차이가 더 극명했다. 대만 가오슝 지역을 제외한 모든 도시에서 고가 상품군이 보급형 상품군보다 높은 평균 만족도를 기록한 것이다.

‘상위 5% 가격대 상품군’을 훑어보면 지역 간 이동을 일정에 포함한 관광 상품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일례로 시안과 상하이 등을 함께 여행하는 베이징의 ‘연계투어’ 상품은 평균 2148달러(약 249만원)의 최고 가격대를 형성하며 동시에 최고 수준의 만족도 평균 평점인 4.93점을 기록했다.

한식 / 사진=pixabay
한식 / 사진=pixabay

서울 관광 상품 역시 유사한 양상을 띠었다. 서울은 ‘현지 음식’을 주제로 해 전국을 돌아보는 콘셉트의 미식 관광 상품이 평점 4.81점을 받았다. 이 상품군 가격대는 평균 1384달러(약 190만원)로 역시 고가다. 이어 제주·부산·서울·경주·DMZ 등 지역 방문을 포함하는 고가 연계 상품 역시 5점 만점을 기록해 관광 상품으로써 경쟁력을 입증했다.

고가 상품군 중 체험형 관광 상품도 외래 관광객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다. 도쿄는 ‘체험형 프리미엄 투어’가 만족도 평균 평점 4.81점을 받았다. 그중 후지산 헬리콥터 투어는 3519달러(약 492만원)의 고가임에도 5점 만점을 받았다.

동북아 도시 관광 상품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고유의 서사와 관광객의 감정을 연결해야 한다. 고로, 적어도 서구권 관광객 사이에서는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물하는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이 해당 지역 상품의 전반적인 인식을 긍정적으로 이끈다는 말이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이번 분석은 단순히 비싼 상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넘어서서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낼 이유가 분명한 경험 즉, 차별화된 체험과 고품질 서비스가 진정한 프리미엄의 조건임을 보여 준다”며 “체류 시간, 해설의 깊이, 체험 설계 및 운영의 일관성과 같은 정성적 요소가 고부가가치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혜성특급은?

매주 놀이공원의 놀이기구처럼 짜릿한 여행 소식을 전합니다. 팔딱팔딱 뛰는 신선한 여행 정보는 물론이고요. 이번 주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알기 쉽게 총정리 해 드리기도 합니다. 여행업계의 쏠쏠한 소식이라면 뭐든 알려드립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