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따르면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 천노엘 신부가 지난 1일 0시 30분(현지시간) 고국 아일랜드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아일랜드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56년 사제품을 받은 후 1957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엔 아프리카를 희망했으나 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활동했던 선배 선교사의 체험담을 듣고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8년 전남 장성성당 보좌신부로 선교 활동을 시작한 뒤 서교동본당, 원동본당, 제주중앙본당, 북동본당, 농성동본당에서 주임신부로 사목했다.
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적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격리되지 않고 봉사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형 거주시설 '그룹홈'을 만들었다. 지적장애 3급 여성, 봉사자 2명과 함께 1981년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주택을 빌려 지적장애인을 위한 최초의 그룹홈을 마련했다.
이 같은 공로로 천 신부는 1991년 광주시 제1호 명예시민이 됐고 2016년에는 법무부로부터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받았다. 국내에서 67년간 봉사를 실천해온 천 신부는 지난해 7월 퇴임 후 건강 등의 문제로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갔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이날 광주대교구청 대성당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으며 2일과 3일 위령미사를 집전한다. 장례미사는 아일랜드 현지에서 거행된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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