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K콘텐츠,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국방송학회 영상산업특위
대선 앞두고 지원정책 공청회
"K영상산업은 외화내빈 상황
최소 제작편수 확보가 해결책
이를 위해선 전략산업 지정 후
콘텐츠 유통공사로 글로벌화"

  • 김유태
  • 기사입력:2025.05.30 16:58:35
  • 최종수정:2025-05-30 18:46:5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왼쪽부터 김경외 연세대 교수,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조성민 위원장,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이성춘 K-미디어랩 박사,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 김유태 기자
왼쪽부터 김경외 연세대 교수,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조성민 위원장,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이성춘 K-미디어랩 박사,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 김유태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외화내빈(外華內貧)' 상황의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한국 영상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1사 체제로 전환돼 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상황에 대항하기 위해 2조원 규모의 정부 지급보증펀드를 조성해야 로컬 OTT와 영상 콘텐츠 제작사들의 숨통이 트이리라는 진단도 나왔다. 또 K팝의 글로벌 유통과정에서 음악 저작권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듯이, 영상물 저작권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분쟁조정, 저작권 신탁관리, 사용료 징수 등 분배 업무를 수행할 '콘텐츠 유통공사'(가칭)의 출범도 제안됐다.

한국방송학회(회장 박용준 전북대 교수) 산하 'AI시대 영상산업정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조영신 미디어산업 평론가)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 영상산업 지원 정책: 최소 Q와 유통 형식을 묻다'란 제목의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한민국 영상산업진흥정책(안)'을 차기 정부에 제언했다.

특위는 당초 올해 가을 정기학술대회에서 이 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짐에 따라 예정보다 빠르게 공개했다.

조영신 위원장은 "한국에서 제일 잘한다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합산 시가총액이 엔터테인먼트 단일기업인 JYP보다 적다. 이는 우리나라 영상산업의 특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넷플릭스 '1사 체제' 이후 수백억 원 규모의 슈퍼콘텐츠가 제작될 여지가 생겼지만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제작사들은 여력이 사라졌다. 이는 한국 영상산업의 총체적인 위기로, 최소 Q(Minimum Q·방송가 용어로 일정 기간의 최소 제작 편수를 뜻하는 코드)를 확보해야 하는 위기 상황이며, 이를 위해 미디어콘텐츠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을 제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12대 주력 산업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철강, 정유와 석유화학, 기계, 항공우주, 섬유와 패션, 바이오헬스, ICT 등이다.

이날 함께 발표를 맡은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12대 주력 산업은 모두 제조업인데 중국과 베트남에 잠식당하고 있다. '노동과 자본'을 투입해 생산물을 산출해내는 산업들인데 0.7명, 0.8명대의 저출산 상황에서 제조업이 얼마나 유지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하지만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수출 승수효과가 1.8로 미디어콘텐츠를 100억원 수출하면 국내 생산은 180억원이 증가한다. 섬유나 가전, 이차전지보다도 사이즈가 큰데 현실적으로는 '천대'받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위는 대통령 직속 미디어콘텐츠산업 발전 전략위원회를 설치하고,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국가전략산업화 근거 법률을 제정하자고 강조했다.

콘텐츠 제작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2조원 규모의 정부 지급보증펀드 조성도 향후 과제로 지목됐다.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를 노크하는 이유는 로컬 OTT의 수익공유형 분배가 아닌 넷플릭스식의 분배(일시금 형식) 때문인데, 적자 상태인 로컬 OTT가 6개월 뒤, 1년 뒤 수익을 정산해주면 제작사들은 수익성이 악화하는 이유에서다.

조 위원장은 "넷플릭스형으로 전환하고 이를 정부가 지급보증해 정산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1년~1년 반 사이에 추가 지원 없이도 자생적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로컬 OTT가 국내 콘텐츠들의 의미 있는 유통창구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성춘 K-미디어랩 박사는 중소 콘텐츠 제작사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콘텐츠 유통공사' 출범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수준의 관리, 수익배분을 담당할 공사를 통해 국내 성장의 한계를 글로벌 유통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