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인 척 사실은 A급 히어로물…코믹 게임판 ‘무빙’
유아인 리스크 극~복, 손익분기점 돌파가 관건

[작품 소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평범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 ‘과속스캔들’, ‘써니’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작품을 선보여온 강형철 감독의 신작, 유머, 액션, 음악, 팀플레이까지 강 감독의 특장점이 모두 담김.
이재인 안재홍 유아인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신구 박진영까지 실력갑 호감갑 배우들이 뭉침. 5월 30일 개봉. 15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손익분기점 290만.
[줄거리]
장기 이식으로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5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이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심장을 이식 받은 태권 소녀 ‘완서’(이재인), 폐를 이식 받은 시나리오 작가 ‘지성’(안재홍), 신장을 이식 받은 후레쉬 매니저 ‘선녀’(라미란), 간을 이식 받은 FM 작업 반장 ‘약선’(김희원), 각막을 이식 받은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은 모든 걸 앗아가려는, 체장을 이식 받은 사이비 교주(신구·진영)에 맞서 싸운다.
[오프닝]
한 대의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가로질러 병원에 도착한다. 들것에 실려온 이는 장기 기증 수술을 앞둔 의문의 남자. 팔뚝에 새겨진 낯선 문신이 의료진의 눈길을 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지만, 누구도 선뜻 기억해내지 못한다. 무사히 수술이 끝난 순간, 수술실 안에서 갑작스런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고 의료진들이 공포에 질려 뛰쳐나온다.
텅 빈 수술실에서 타오르는 문신과 함께 기증자의 신체가 공중으로 사라져간다.

[캐릭터 소개]
# 다시 태어난 심장, 괴력의 초능력자 ‘완서’(이재인) :
태권도를 사랑하는 순수하고 당찬 소녀. 오랜 병치레 중 기적처럼 심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았지만, 아빠의 걱정과 근심 때문에 태권도와 달리기는 여전히 금지된 상태. 심장 이식 후 폭발적인 괴력과 번개처럼 빠른 스피드를 얻게 된 완서는 갑작스레 생겨난 초능력보다도 하이파이브 멤버들과의 우정이 더 소중하고 신기하다.
# 박지성 부럽지 않은 강풍의 초능력자 ‘지성’(안재홍) :
히어로물의 공식에 빠삭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폐 이식 후 입으로 초강력 폐활량을 얻게 되며 그의 일상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처럼 초능력을 이식받은 사람들을 찾으러 다니는 것. 가장 먼저 만난 완서와 의외로 죽이 잘 맞는 한편, 동갑내기 기동과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한다.
# 이식은 받았는데 능력이 없네? 예뻐지는(?) 게 초능력이라 우기는 ‘선녀’(라미란) :
야쿠르트 카트를 타고 언제, 어디든 나타나는 성실한 프레시 매니저. 신장 이식 수술 이후 달라진 점이라고는 뜻밖에도 “예뻐졌다”는 소리 뿐, 자신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하이파이브 멤버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언제나 밝은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안고 살아간다.

# 간 때문이야~만병통치 초능력자 ‘약선’(김희원) : 매뉴얼 절대 고집 스타일의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작업반장. 하지만 딱딱한 말투 뒤에 누구보다 따뜻한 정을 감춘 인물이다. 간 이식 후 생긴 능력은 타인의 통증이나 상처를 자신이 흡수한 후, 물 한 잔만 마시면 바로 회복된다는 것. 신통방통한 만병통치 ‘약손’으로 하이파이브의 방전 없는 배터리를 담당한다.
# 해킹이 특기, 디제잉은 취미…전자기파 초능력자 ‘기동’(유아인) :
각막 이식 수술로 시력을 되찾은 기동은 핑거 스냅 한 번에 모든 전자기기 및 전파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다. 나름 쓸만한 구석이 있는 하이파이브 멤버들이 싫지만은 않지만, 나이 말고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지성과는 툭하면 찌릿한 신경전을 펼친다.
# 아빠라는 초능력자 ‘종민’(오정세:
자나 깨나 딸 완서밖에 모르는 완서바보. 구사일생 끝에 건강을 되찾은 딸 완서에 대한 안도감도 잠시, 부쩍 바빠진 딸의 행적 때문에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딸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현실 히어로.
# 니들이 영생을 알아? 젊어지는 초능력자 ‘영춘’(신구 & 박진영) :
췌장 이식 후 젊음을 흡수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겉으로는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겠다 외치지만 속으로는 온 세상을 쥐락펴락할 영생만을 꿈꾼다. 자신 외에 또 다른 장기이식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능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들을 찾아 나선다.

[단소리]
# 단 한 명도 죽지 않는 ‘캐릭터 무비’ 정수
美친 앙상블. ‘히어로들은 히어로들끼리 친구하는 거야’라는 지성의 대사처럼, 친구가 되기 위해 차례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단 한 장면도 버릴 구석이 없다. B급 코미디도 찰떡 소화한다. 강형철 감독 특유의 장점인 캐릭터 무비의 정수를 선사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팀플레이 시너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누구도 무임승차하지 않는 성공적인 조별과제를 보는 듯 하다. 팀 하이파이브뿐만 아니라, 주변인까지 매력적으로 그려내,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없다.
# 보법이 다른 ‘MZ액션’ 정수
미국에 노익장 액션을 뽐내는 톰 크루즈가 있다면, 한국엔 MZ액션을 선보이는 이재인 배우가 있다. 이재인 배우가 연기한 완서는 심장 이식을 통해 보폭 3미터의 스피드와 괴력을 획득해, 스크린을 뚫고 나올 법 한 짜릿한 액션을 선보인다. 마치 게임을 보는 듯 하다. 이외에도 완서를 필두로 팀 하이파이브가 함께 모인 코믹 짜릿한 카트 체이싱 장면도 이 작품의 정체성을 강화시킨다. 시원한 타격감과 만화적 무빙이 돋보이는 키치한 매력의 액션 시퀀스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준비돼있다.
# 감각적인 플레이리스트 정수
강형철 감독의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록부터 유로댄스, K-팝까지 다양한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들이 캐릭터의 성격과 장면의 분위기를 한층 입체적으로 살려내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극장의 풍성한 사운드로 귀에 꽂히는 음악은 모든 장면마다 ‘착붙’으며 듣는 재미를 더한다.

[쓴소리]
# 장르적 호불호
애초에 이런 장르에 대한 거부감을 가졌다면, 세계관에 진입하기 어렵고, 그렇다면 그저 유치하게만 느껴질 수 있다. 진지함이란 1도 찾아 볼 수 없는 순도 100% 무해한 오락 무비인 만큼 묵직한 메시지나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는 관객이라면 비추. 마치 게임을 즐기듯, 디즈니+ ‘무빙’의 B급 코미디 버전으로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다채로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뇌 빼고 즐기는 오픈 마인드가 필수.
# ‘마약 파문’ 유아인 리스크 얼마나
주연 배우로서 책임감을 다하지 못한 유아인의 논란은 분명 뼈아프다. 배우들의 열연과 제작진의 노력이 빛났기에, 작품의 완성도가 탄탄했기에 더 더욱 그렇다. ‘하이파이브’는 당초 2021년 11월 촬영을 마쳤으나, 유아인이 2023년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되면서 개봉 과정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메가폰의 후반 작업이 길어진 탓이 주요 이유지만 유아인의 마약 파문으로 이미지에 직격타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히어로물’이라는 면에서 관람 전부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극 안의 몇몇 반전 포인트가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로 인해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안길 수도.

[관객소리]
호 “캐릭터들 미쳤네” “이 조합 맛있네” “의외로 웰메이드” “신박한데? 웃기고 귀엽고 시원하고 다 하네” “기다렸던 선물종합세트” “배우들 케미, 액션, 코미디 다 압권” “B급인척 A급” “‘무빙’의 변주” “개성갑 한국판 히어로물” “재밌다” “액션 고퀄 뭐임?” “빌런이 너무 섹시해” “유치한데 확 끌려”
불호 “그래도 유아인은 거슬려” “그냥 만화인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봄” “귀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유채해요”
[흥행소리]
손익분기점은 290만. 요즘 같은 극장 기근엔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8’도 압도적. 박스 1위에도 200만대에서 머물고 있는 가운데, 8만대 웃도는 예매량을 감안하면 화력은 다소 기대 이하. 경쟁작 ‘소주전쟁’보단 존재감이 크긴 하지만, 장르적 호불호, 유아인 리스크, 전반적인 관객수 저조로 초반부 실관람객 입소문의 힘이 흥행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임.
[한줄평]
★★★☆ 처음 만난 병맛 어벤져스…난 네게 반했어!(한현정 기자)
★★★☆ 재밌어 이 조합…같이 손뼉 맞추고 싶은걸(양소영 기자)
★★★★ 무빙의 액션+극한직업의 코미디(영화 평론가)
★★★★☆ 시원하게 던지면 짜릿하게 터진다(배급사 관계자)
★★★★★ 잘하는 걸 더 잘하는 사람들의 조별 과제 발표회. 장소는 무조건 극장!(극장 관계자)
★★★★ 멋지고 웃기고 다 해주는 평범한 히어로들의 비범한 히어로물.(엔터 관계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