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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발레 거목' 최태지·문훈숙에 바친 후배들의 춤

대한민국발레축제 헌정 무대
김지영·이재우·강미선 등 공연

  • 정주원
  • 기사입력:2025.05.29 17:06:41
  • 최종수정:2025.05.29 17: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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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발레축제 15주년 특별기획 'conneXion, 최태지 X 문훈숙'에서 대화하는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 김주원 총예술감독,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왼쪽부터).  ⓒYOON6PHOTO
대한민국 발레축제 15주년 특별기획 'conneXion, 최태지 X 문훈숙'에서 대화하는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 김주원 총예술감독,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왼쪽부터). ⓒYOON6PHOTO
홀로 선 겨울나무도 봄과 여름이 되면 푸른 잎을 틔우고 씨앗을 뿌리며 더 단단해지듯이 한국 발레계 거목이 된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66)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62)도 이제는 후배와 제자들이 기대어 쉴 수 있는 나무 기둥 같은 존재가 됐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지난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특별공연 '커넥션(conneXion)'을 열고 두 사람의 지나온 발자취와 한국 발레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두 사람의 거침없는 입담과 후배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헌정 공연이 어우러져 유독 큰 박수갈채가 연달아 터졌다.

이번 무대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으로 한국 대표 발레리나이자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총괄·기획한 김주원 총예술감독의 기획이다. 그도 직접 무대에 올라 사회를 보고 선배들의 공로를 기렸다. 발레리노 출신 비주얼 디렉터 박귀섭(BAKi)이 연출한 무대 위엔 키 큰 나무가 우뚝 섰고 미디어 아트와 조명, 극적인 음악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두 단장의 공로를 기렸다.

두 단장은 아직 우리나라 발레계 수준이 낮고 예산 확보도 어렵던 시절부터 서로 꿈을 나누며 돕던 때를 회상했다. 문 단장은 "국립발레단이 2000년대 대작 '스파르타쿠스'를 들여와 공연할 때 유니버설발레단에도 같이 공연하자고 여러 번 제안을 해주셨다"며 "당시 해외 공연이 많을 때라 아쉽게도 날짜가 맞지 않았지만, 한국 발레 발전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주셨던 것이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는 일화를 공유했다.

이번 공연에선 최근 타계한 국립발레단 지도위원 출신이자 창작 발레 '왕자호동' 등을 만든 문병남 M발레단 예술감독, 국립발레단에 볼쇼이발레단의 여러 대작을 소개·지도한 러시아 유리 그리고로비치 전 감독에 대한 추모의 시간도 마련됐다. 이들과 협업하며 발레단을 꾸렸던 최 전 단장은 "따뜻하고 감사한 분들"이라며 "두 분이 안 계신다고 생각하니 내 발레 인생도 끝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무대에는 두 단장의 제자이자 단원들이 헌정 무대도 꾸몄다. 특히 2017년 은퇴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황혜민이 8년 만에 토슈즈를 신고 창작 발레 '심청'의 파드되를 멋지게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강미선과 이현준의 '라 바야데르', 김지영과 이재우의 '레이몬다', 김리회와 정영재의 '왕자호동' 파드되 등도 선보였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오는 31일 '코펠리아'(광주시립발레단), 다음달 4일 '샤이닝 웨이브'(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7~8일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드리머'(안무 유회웅), 13~15일 '발레 춘향'(유니버설발레단) 등으로 이어진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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