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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Mania] 서울 속 무슬림 풍경…이태원 이슬람 거리

지하철 6호선 3번 출구로 나서면 이태원 소방서가 있다. 그 옆길을 따라 이슬람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한때 이곳은 이태원 유흥문화의 성지로, 지금도 많은 유흥업소 특히 트랜스젠더 바가 많은 것도 특이하다. 이곳부터 서울중앙성원까지는 아랍어, 인도어를 비롯해 다양한 외국어 간판에 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만나는 이슬람권 문화이다.

  • 장진혁(칼럼니스트, 외부기고자)
  • 기사입력:2025.01.20 19:20:14
  • 최종수정:2025.01.20 1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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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6호선 3번 출구로 나서면 이태원 소방서가 있다. 그 옆길을 따라 이슬람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한때 이곳은 이태원 유흥문화의 성지로, 지금도 많은 유흥업소 특히 트랜스젠더 바가 많은 것도 특이하다. 이곳부터 서울중앙성원까지는 아랍어, 인도어를 비롯해 다양한 외국어 간판에 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만나는 이슬람권 문화이다.

이태원 소방서에서 보광초등학교까지의 길은 이름도 많았다. ‘소방서길’ ‘우사단길’ 그리고 ‘이슬람길’ 등등…. 다 맞는 명칭이지만 지금은 대개 이슬람길로 많이 불린다. 애초 이곳이 이슬람길로 불리게 된 시초는 꽤 오래전이다. 6.25전쟁 때 한국에 군대를 파병한 터키 즉 튀르키예군이 모여서 기도를 한 곳이다. 한국에 파병된 16개 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였던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식인 기도를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터키군은 이곳에서 예배를 올렸다. 그 뒤 이슬람권 외국인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사진 장진혁)
(사진 장진혁)

1976년 중동 건설 근무자가 귀국하고 또 석유 위기 시절에 중동국가와의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한국 최초로 이슬람사원을 지었다. 바로 서울중앙성원이다. 세계의 모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 이태원 안에서도 이슬람 거리는 아직도 이국적이다. 언덕에 자리한 성원에서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두 개의 첨탑인 ‘미너렛’은 하늘에 가까이 가고 싶은 인간의 희망을 상징하고, 둥근형의 지붕 돔인 ‘꿉바’는 평화와 진리를 상징한다. 또한 진리의 시작을 알리는 초승달 조각을 비롯해 아라베스크 문양, 희고 곧은 기둥 등이 있는 성원의 규모는 꽤 크다. 남녀가 구분된 기도실을 비롯해 프란스 슐탄 어린이집, 커피숍, 한국이슬람문화회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모스크에서는 이곳만의 법을 지켜야 한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서도 안 되고, 고도한 사진 촬영 등 그들의 기도를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이 성원은 한국 내 무슬림 사회의 문화적, 정신적, 종교적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성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이슬람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 할랄 푸드점, 무슬림과 인도인은 물론 멀리 아프리카 출신을 상대로 한 그들만의 전문 상점들이 많다. 레스토랑을 살펴보면 의외로 인도 음식점이 발견하기 쉽고, 인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그리고 전통적인 이슬람 음식을 파는 숍도 있다. 또 히잡을 파는 전통 의복 숍, 기념품점, 서점, 여행사나, 간판은 아랍어로 적혀 있는데 파는 음식은 떡볶이, 어묵, 김밥, 튀김, 치킨인 한국식 분식점도 있다.

이곳에서 한 번 들러볼 곳을 추천하자면 바로 슈퍼마켓이다. 독특한 향신료, 견과류, 과자, 빵 등 이슬람 문화권의 음식 재료는 물론 코샤리, 팔라펠 등 이집트의 국민 음식들도 찾아볼 수 있다.

[글과 사진 장진혁(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4호(25.01.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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