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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탄핵 정국에 “왼쪽은 잘했나, 국민 위해 하는 꼬라지 맞나” [현장]

10일 서울 KSPO돔 콘서트 막올라 계엄 직후 ‘용산 비판’ 알려졌지만 이날은 ‘왼쪽’도 겨냥한 작심발언 “국회서 국방·민생경제 얘기하라” 12일까지 3일간 ‘가황’ 마지막 노래 공연 말미 오열하듯 눈물 보이기도

  • 정주원
  • 기사입력:2025.01.10 23:24:56
  • 최종수정:2025-01-11 01: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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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KSPO돔 콘서트 막올라
계엄 직후 ‘용산 비판’ 알려졌지만
이날은 ‘왼쪽’도 겨냥한 작심발언
“국회서 국방·민생경제 얘기하라”

12일까지 3일간 ‘가황’ 마지막 노래
공연 말미 오열하듯 눈물 보이기도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 ‘고마웠습니다’가 열린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 공연장에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정주원 기자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 ‘고마웠습니다’가 열린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 공연장에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정주원 기자

‘가황’ 나훈아(78)가 58년 가수 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무대에서 정치권에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 대구 공연 중 계엄 사태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후 이번 서울 공연에선 “니들은 잘 했나” “진짜 국민 위한 게 맞냐”고 야권, 더 나아가 정치권 전체를 겨냥했다.

나훈아의 이번 발언은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 투어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의 10일 무대 도중 나왔다.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 ‘공’(空)의 후렴구 ‘띠리 띠리리’에 맞춰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현 시국을 언급한 것이다.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정치권에 직설한 적은 많지만, 계엄 사태 이후로 그의 ‘사이다’ 발언에는 이목이 더 쏠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계엄 해제 나흘 만인 지난달 7일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투어 콘서트를 열었던 그는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며 고향 부산 사투리로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나훈아가 계엄 사태에 쓴소리를 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나훈아는 이날 불쾌한 티를 감추지 않고 “내 생각과는 관계없이 자기들이(언론이) 마음대로, 자기 색깔에 맞게 막 썼다. 그럼 안된다”고 했다. 그러더니 탄핵 정국을 주도한 야권을 겨냥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무대에 함께 있던 지휘자에게 “내 (팔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디냐”고 일부러 확인하고는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이 얘기가 제가 지방(대구)에서 한 얘기다. 니는 잘했나!”라고 외쳤다.

어릴적 형과 자신이 다툴 때면 모친이 둘을 같이 혼냈다는 얘기를 들려주며 “형제는 어떤 이유가 있든 싸우면 안 된다고 어머니가 그러셨다. 지금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하고 난리가 났는데, 느그(너희) 하고 있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고 있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에서 탄핵을 하든 뭐든 다 좋은데, 반은 국방과 경제를 얘기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나훈아는 또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울더라”며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고 언급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언론들이 그걸 생중계하고 있다는 거다. 저런 건 생방송에 비추면 안된다. 누가 좋아하겠냐,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도 했다.

나훈아는 10일 공연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서울 KSPO돔에서 총 5회의 공연으로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지난 4월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해온 은퇴 투어 콘서트의 종착지다. 그는 첫날인 10일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된 공연 중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마이크를 놓는다는 이 결심”이라며 관객에게 은퇴 소회를 전했다. 마지막 곡 ‘사내’를 부르면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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