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목 만지면 절정에 달한다?···그럼에도 슬픈 이들의 사랑법[생색(生色)]

  • 강영운
  • 기사입력:2025.01.09 15:00:00
  • 최종수정:2025-01-07 15:38:3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생색-40] ‘목을 건다’. 목숨이나 직을 내놓을 만큼 결연한 인간의 의지를 비유합니다만, 이들에겐 그저 메타포에 그치지 않습니다. 목을 거는 것이 삶 그 자체여서입니다. 싸울 때도, 화해할 때도, 사랑을 나눌 때조차 목을 사용합니다. 목에 살고 목에 죽는 이 존재, 목의 대명사 기린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그린 기린 그림 목이 긴 기린그림이고, 네가 그린 기린 그림 목이 짧은 기린 그림...” 멸종위기의 서아프리카 기린. [사진출처=Roland H]
“내가 그린 기린 그림 목이 긴 기린그림이고, 네가 그린 기린 그림 목이 짧은 기린 그림...” 멸종위기의 서아프리카 기린. [사진출처=Roland H]

2m가 넘는 기다란 목으로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기린이지만, 녀석들은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닮았습니다. 사방에는 맹수가 우글거리는 데다가, 목이 너무나 긴 탓에 이들에게 포착되기 쉽습니다.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초식동물로서 유약한 천성은 이들의 삶을 더 고달프게 만듭니다.

출산은 또 어찌나 힘이 드는지. 다른 동물에 비해 교미가 적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퍽퍽한 삶에 지쳐 사랑도 번식도 포기해 버린 기린. 어쩐지 남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기린의 이불을 들춰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