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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SK실트론 인수전 참여

SK(주) 지분 70%…3조 규모
한앤컴퍼니 등과 경쟁나서

  • 명지예/이동인
  • 기사입력:2025.10.01 20:23:26
  • 최종수정:2025.10.01 20: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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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SK그룹의 알짜 자회사 SK실트론 인수 협상자로 등장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두산과 SK실트론 매각을 협상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51%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으로 얽힌 19.6%를 합친 70.6%다.

1983년 설립된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 기업이다. 웨이퍼는 반도체칩의 핵심 기초 소재 중 하나로,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일본 섬코, 신에쓰에 이어 세계 점유율 3위 기업이다. 올 1분기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리밸런싱)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당초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 운용사가 인수 경쟁을 벌여왔지만 SK실트론 몸값을 두고 매각 측과 인수 측의 눈높이가 엇갈리며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이 인수 협상자로 부상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SK실트론 측과 경영권 인수를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산은 지난 4월에도 인수 후보로 떠올랐으나 당시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SK실트론 몸값이 어떻게 책정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SK는 2017년 LG가 보유하던 SK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SK실트론 몸값이 5조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으로 SK는 3조원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TRS 계약에 따라 증권사에 1691억원을 갚고 수천억 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낸다고 하더라도 SK는 최소 2조원대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 29%까지 함께 인수하는 방향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SK측은 "실트론 매각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SK실트론은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알짜 자회사다. 매출은 2017년 9331억원에서 지난해 2조1268억원으로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7억원에서 3155억원으로 늘어났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6400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제조 대기업 상장사 몸값이 EBITDA 대비 7~9배인 점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5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지예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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