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진심인 환경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1998년 설립된 부강테크는 하수처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하수처리 생태계를 개혁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4월 부강테크 대표로 선임된 최문진 대표를 최근 대전 본사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졸업을 앞둔 1998년 당시 신생 회사였던 부강테크에 입사했다. 최 대표 입사 당시 부강테크는 갖고 있던 유일한 기술인 질소 처리 기술로 가축분뇨 처리 사업을 하면서 연구개발(R&D)을 통해 수많은 하수처리 기술을 개발해 국내 환경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됐다.
현재 부강테크는 전국 60곳 이상 현장에서 가축분뇨 정화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각 현장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부강테크의 기술의 핵심은 시설 건설에 들어가는 땅을 최소화하는 기술인 '프로테우스(Proteus)'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하수처리장에서 더 넓은 여유 용지를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중랑물재생센터와 서남물재생센터가 이 기술을 적용해 하수처리장 용지 면적을 60% 이상 절감했다.
부강테크가 보유한 업스트림 통합솔루션 IUP(Integrated Upstream Process)는 프로테우스를 통한 용지 절감에 더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폐수 내에 있는 질소를 처리하며,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슬러지)를 줄이는 통합형 솔루션이다.
최 대표는 코플로 캠퍼스(Co-Flow Campus)를 통해 '하수처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이를 통하면 도시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최 대표 생각이다. 그는 "코플로 캠퍼스 안에는 하수처리장뿐만 아니라 바이오가스 생산시설과 스마트팜도 있다"며 "하수에서 유기물을 뽑아내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하수에 있는 질소와 인을 활용해 스마트팜 비료로 쓸 수 있고, 정화된 물은 데이터센터 냉각수로 재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코플로 캠퍼스는 한국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최 대표는 "요즘 한국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엄청 늘리고 있는데 부강테크만의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주입해 궁극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도국에 코플로 캠퍼스만 잘 만들어놓으면 추가 금액을 투입하지 않고도 그 안에서 물, 에너지, 데이터가 순환하는 자립형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게 부강테크의 생각이다. 그는 "2040년까지 국내에 코플로 캠퍼스 10곳을 세우고, 미국과 동남아시아·중동·인도로 확장해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수처리 대표 기업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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