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일본 ESG경영 우수 사례 10선'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경협은 보고서에서 일본 환경성이 주관하는 'ESG 파이낸스 어워즈 재팬' 수상 기업 10곳 사례를 분석했다.
식품·제약기업 메이지홀딩스는 '메이지 지속가능 제품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조달·생산·물류·소비 등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한 제품을 인증하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SSS(Sumika Sustainable Solutions)' 인증위원회를 설치해 기후변화 대응, 자원 순환, 자연자본 보전에 기여하는 자사 제품·기술을 인증하고 있다. SSS 인증 제품 매출을 핵심성과지표(KPI)로 설정하고 사회가치 창출 기여도를 임직원 평가에 반영한다. 2023년 기준 인증 81건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매출 5887억엔을 달성했다.
해운업체 미쓰이상선은 날개형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 '윈드챌린저'를 통해 선박 추진력 일부를 풍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윈드챌린저를 처음 탑재한 선박은 2024년 4월까지 약 18개월간의 운항에서 하루 최대 17%의 연료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 기술은 2030년까지 25척, 2035년까지 80척에 도입될 예정이다.
미쓰이상선은 세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가장 많이 확보했다. 올해 3월 기준 LNG 운반선 107척을 보유했으며 2029년 14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LNG는 석유나 석탄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 연료로 평가받고 있다.
건설업체 다이토켄타쿠는 일본 최초로 LCCM(Life Cycle Carbon Minus) 임대형 공동주택을 개발했다. 주택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보다 감축량이 더 많은 탈탄소형 주택을 실현했다. 이는 자재 제조, 시공, 거주, 해체까지 전 단계에 걸친 탈탄소 모델이다.
시즈오카은행은 지역 전체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배출량 계산 플랫폼 '시즈오카 GX 서포트'를 시즈오카현 내 금융기관에 전면 개방했다. 자체 양성한 '지속가능성 컨설턴트'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감축 계획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역 금융이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지역의 ESG 생태계를 선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폐전자기기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이스크랩(E-Scrap)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자원 소비를 줄이고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특히 일본 최초로 재활용 자원 함유율을 명시한 금속 브랜드 'REMINE'을 출시했다.
식품 조미료 기업 아지노모토는 온실가스 감축 실행 계획 명시와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스코프 1·2(직간접 배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50%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한경협 관계자는 "아지노모토는 아지프로(AjiPro-L)라는 사료 첨가제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젖소의 질소 배출량을 줄여 온실가스인 이산화질소 배출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감축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가와현에 본사를 둔 사무용 가구 제조기업인 오카무라의 '서큘러 디자인'도 주목받고 있다. 서큘러 디자인은 제품 기획·설계부터 판매, 유지·보수, 재사용·재활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자원 투입량과 소비량을 줄이는 동시에 재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자원 활용 최적화를 도모하는 디자인 방식이다. 특히 오카무라는 생산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나 폐목재·미이용 자재 등을 활용하며 생산과 물류 과정에서 탄소 배출 최소화를 실천하고 있다.
한경협은 이 같은 ESG경영이 민간 기업 주도 시스템과 기술 혁신, 지역·산업 생태계 내 전반적인 ESG 확산 노력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윤 한경협 지속가능성장본부장은 "분석 대상 기업은 자체 시스템과 기술 투자, 지역 파트너십을 통해 ESG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도 ESG를 기업가치 제고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협 K-ESG 얼라이언스는 오는 20일 한경협 컨퍼런스센터에서 제11차 회의를 개최한다. 연사는 한정애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이며 주제는 기후위기와 대한민국의 정책적 과제다. 한경협 K-ESG 얼라이언스 의장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다. K-ESG 얼라이언스는 2021년 5월 발족했다.
한경협은 자체적으로도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조직상으로는 윤리위원회를 통해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윤리위원회는 2023년 신설됐다. 위원장은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며 윤리위원은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김효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박광우 KAIST 경영대학 교수,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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