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MZ도 시니어도 모두 1등만 찾아 … 경기침체가 낳은 극한 쏠림

올리브영·다이소·쿠팡
K유통 '절대 1강' 체제
'올다쿠' 3개앱 방문자 급증
月4180만명 …'국민앱' 수준
다른 업체들 역성장과 대조
가성비·검증된 후기 강점
배송·멤버십 서비스 압도적
치열한 경쟁서 1등만 생존
1020 젊은층 쏠림 더 심해

  • 박홍주/김효혜
  • 기사입력:2025.05.30 17:55:50
  • 최종수정:2025-05-30 19:27:53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사진설명
서울 중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장 모씨(38)는 최근 대형마트 앱을 모두 삭제했다. 쿠팡과 여러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비교하며 사용하던 장씨는 "하나만 멤버십에 가입하면 다른 곳은 볼 것도 없이 최저가로 쇼핑이 가능해 더 돈을 들일 필요가 없더라"며 "설령 다른 곳에서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해도 여러 개 유료 멤버십에 가입할 바에는 소비를 줄이고 하나만 쓰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유통 업계가 분야별 '절대 1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른바 '올다쿠(올리브영·다이소·쿠팡)'로 불리는 각 분야 절대강자들의 매장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혹독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모양새다.

30일 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리브영·다이소몰·쿠팡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4월 4180만명(중복 포함)에 달했다. 이는 2023년 4월 3525만명 대비 2년 만에 18.6% 성장한 수치다.

올다쿠 쏠림 현상은 모든 연령층에서 확인된다. 2023년 4월 대비 올해 4월 기준 쿠팡 이용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5만(60대 이상)~56만명(40대) 늘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몰도 60대 이상(1만명)을 비롯한 전 연령층에서 이용자가 증가했다. 다이소몰은 생활용품 수요가 많은 30대(44만명)에서, 올리브영은 기존 주력 구매층인 20대(61만명)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트렌드에 민감하면서 소비 여력이 비교적 낮은 10·20대 젊은 층에서 '1등 업체' 편중이 확연했다. 이는 올리브영과 다이소에서 두드러진다. 다이소몰은 10대와 20대 이용자가 2년 새 8배, 3.5배씩 늘었다. 올리브영도 기존 주력 소비층인 2030 외에 10대 이용자가 2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커머스에 익숙한 3040 주력 이용층은 물론 소비 여력에 더 큰 충격을 받는 젊은 층과 고령층에서도 일제히 쿠팡·올리브영·다이소 등 각 분야별로 소비 채널을 단일화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연령대별로 주로 사용하는 소비 채널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채널로의 쏠림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최악의 경기 침체가 길어지다 보니 1등 업체만 독주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다쿠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가성비'다. 배송 등 서비스 품질이 검증된 1등 업체라는 점도 공통분모다. 멤버십과 포인트 제도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올다쿠 독주에 한몫했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1000~5000원 균일가로 상품을 파는 다이소 상황이 대표적이다. 몇 년 전부터 불황형 소비의 전형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 다이소 관계자는 "균일가 품목을 기존 생활용품에서 뷰티·건강기능식품으로 늘리면서 매출에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은 국내 최대 규모 뷰티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뒤 업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전국 1371개(2024년 말 기준) 매장을 운영하면서 매출의 약 30%는 온라인에서 거두고 있다. 온라인 회원만 1500만명이 쌓아놓은 수천, 수만 개의 후기는 화장품 구매 전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지표가 됐다. 특히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결정적이었다. 올리브영은 뷰티 시장에서 퀵커머스 개념이 생소하던 2018년에 업계 최초로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선보였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성장해 지난해 배송 건수가 1500만건을 넘어섰다. 전체 배송에서 오늘드림을 이용하는 비중도 2022년 34%에서 2024년 47%까지 증가했다.

쿠팡은 압도적인 사용자 수를 멤버십을 통해 묶어놓음으로써 사실상 '국민 앱'으로 자리 잡았다. 저렴한 상품 가격과 어마어마한 상품 구색은 기본이고, 강력한 멤버십 혜택을 통해 쿠팡이츠·쿠팡플레이·파페치 등으로 일종의 '쿠팡 생태계'를 넓힌 점이 결정적이었다. 스포츠 중계 등 영상 콘텐츠에 관심이 큰 10·20대 젊은 층부터 명품 쇼핑을 하는 중장년층까지 충성 고객층으로 확보했다.

[박홍주 기자 / 김효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