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스러운 속도로 늘어”

미국 하와이에서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질환인 백일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현지 보건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5월 27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폭스뉴스에 따르면 하와이 보건국(DOH)은 공식 성명을 통해 백일해가 하와이에서 “우려스러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Bordetella pertussi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배출되는 미세 침방울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질병 이름은 ‘한 번 감염되면 최대 100일간 기침이 지속된다’는 데서 유래했다.
백일해는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격렬한 기침 발작과 구토 등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 심한 경우 폐렴, 무호흡증, 뇌병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이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DOH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기준 하와이에서 108건의 백일해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확진 건수(84건)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DOH는 백일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백신 접종을 꼽았다. 생후 7세 미만 아동에게는 DTaP 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청소년과 성인에게는 Tdap 백신 접종을 권장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임신 28주 차 이후 백신을 접종해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스뉴스 수석 의학 분석가 마크 시겔 박사는 “하와이의 어린이 예방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며 “이번 백일해 확산이 낮은 예방 접종률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와이에선 최근 백일해뿐만 아니라 홍역 확진 사례도 보고되면서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국은 “미국 내 홍역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이미 30개 주에서 10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됐다”며 “향후 홍역 환자가 하와이에 유입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지속적인 경계와 예방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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