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트렌드 읽고 ‘키햐’ 창업
3년 만에 주류 쇼핑몰 1위로
제휴매장 1천개...편의성 향상
일본·유럽 직구 시장도 개척
PB 상품 위해 양조장과 협업

“한국 주류 시장은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키햐는 주류 도매 시장 발전에 힘써 누구나 온라인으로 손쉽게 술을 구매하며 술의 참맛을 알아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박영욱 키햐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향후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2022년 4월 설립된 키햐는 최근 뜨고 있는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을 운영하는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스타트업이다.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그렇듯 박 대표 역시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개발자 출신이다. 학창 시절 정보올림피아드를 휩쓸었고, 대학생이었던 2005년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벤처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창업계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연쇄 창업가 출신으로, 세우는 스타트업마다 성공시켰다. 현재 국내 인플루언서 마케팅 1위 기업인 레뷰코퍼레이션의 전신인 블로그칵테일(위드블로그)을 창업해 2014년 회사를 매각했다. 군대 제대 직후인 2015년부터 3년 동안은 초기투자 전문회사인 ‘더벤처스’에서 일했다. 2018년 렌터카 가격 비교 사이트 ‘카모아’의 초기 멤버로 참여해 연간 거래액 1000억원이 넘는 회사로 키웠다.
첫 사업 아이템이었던 위드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일반 음식점 대상 온라인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타깃으로 체험단 서비스 비즈니스도 경험했다. 박 대표는 “다양한 음식점과 술집을 다니면서 직접 체험단 영업을 진행했는데 이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O2O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주종을 가리지 않는 애주가인 박 대표는 2020년 온라인 주류 유통 관련 고시가 변경된 것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지금의 키햐 비즈니스에 도전했다. 박 대표는 “이전에는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의 온라인 유통이 법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가 개정되면서 온라인으로 술을 주문한 뒤 가까운 음식점 등에서 손쉽게 픽업하는 방식의 사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키햐라는 회사 이름은 사람들이 맛있는 술을 먹을 때 본인도 모르게 내뱉는 ‘키햐’라는 감탄사에서 따왔다.

지난해 1월 275개였던 제휴(픽업) 매장은 연말 1000개를 돌파했고, 올해 30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직구 상품까지 범위를 넓혀 현재 2700여 종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올해 안에 편의점 픽업과 면세점 주문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주류와 어울리는 안주나 식품으로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양조장과 공동 개발한 프라이빗 브랜드(PB)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주류를 누릴 수 있는 ‘술의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목표는 ‘술의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넘어서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일본은 온라인 유통이 활발하지만 한국은 이제 막 온라인 주류 유통이 시작돼 시장 규모가 작다”며 “국내에서 주류 유통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주와 막걸리 같은 대중적인 술부터 고품질 전통주까지 한국 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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