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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과 생기를 3년 연장해드립니다”…세계적 평론가도 놀란 와인 보관 시스템 ‘코라빈’ [푸디인]

  • 안병준
  • 기사입력:2025.04.25 09:00:00
  • 최종수정:2025-04-27 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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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인-66] 코라빈 (feat. 아영FBC의 클럽코라빈 )

인간에게 가장 강렬한 욕망을 꼽으라면 평생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중력을 거슬러 피부가 탱탱했으면 좋겠고, 시간이 흘러도 내 몸은 정력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인간에게는 가득할 텐데요. 최근에는 노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샹그릴라 신드롬’까지 불고 있다고 하죠.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르크를 따기 전까지는 와인의 잠재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지고 매력은 풍부해집니다. 그러나 코르크를 여는 순간 공기와 접촉하면서 가치는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와인의 잠자는 본질을 깨우기 위해 ‘에어링’을 하기도 하지만 와인에게 허락되는 건 고작 몇시간일 뿐이며 아무리 좋은 와인이라도 하루가 지나면 크리스마스가 지난 케잌 마냥 똥값이 되어 버리죠.

그런데 이제 와인에 대한 이런 걱정은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생기 넘치는 와인을 오래 마시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절묘하게 채워주는 기계가 있으니 말이죠. 바로 와인 보존 시스템 브랜드 ‘코라빈(Coravin)’ 입니다. 와인을 개봉하고 무려 3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진설명

3주전 개봉한 샴페인을 새 것처럼 보관하는 능력!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을 코라빈 스파클링 제품을 이용해 3주 전에 개봉한 것과 이날 새로 개봉한 것을 블라인트 테스트하는 모습. 안병준 기자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을 코라빈 스파클링 제품을 이용해 3주 전에 개봉한 것과 이날 새로 개봉한 것을 블라인트 테스트하는 모습. 안병준 기자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렇지 이미 개봉한 와인을 어떻게 남겨뒀다가 먹을 수 있을까요. 레드와인은 물론이고 탄산감이 생명인 스파클링 와인은 절대 보관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이런 의구심을 풀어주기 위해 코라빈의 설립자인 그레그 람브레트(Greg Lambrecht) 대표가 지난 22일 한국을 찾아와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클럽 코라빈’에서 재미난 실험을 선보였습니다.

이른바 ‘마릴린 먼로의 샴페인’으로 불리는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을 코라빈 스파클링 제품으로 3주 전에 개봉한 뒤 이날 새로 개봉한 와인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죠. 3주 전에 개봉한 와인이 3잔 중 몇 잔 있는지까지도 비밀에 부쳤습니다.

저도 열심히 시음하면서 문제를 맞히는데 도전했는데요. 정답은 1번에만 코라빈 스파클링 제품을 사용해 3주 전에 개봉한 샴페인이 있었고 2번과 3번에는 새 샴페인이 있었습니다. 약 20여명의 참석자 중 5명 정도만 맞췄으니 코라빈이 보관을 상당히 잘했거나 아니면 참여자들이 절대미각을 갖고 있지 않아서였겠죠. 그러나 소믈리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론이 났다고 하니 코라빈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참고로 저는 탄산감이 조금 적고 산도가 살짝 낮은 느낌을 받은 1번을 제대로 고르긴 했습니다.

코라빈으로 와인을 따르는 모습. 아영FBC
코라빈으로 와인을 따르는 모습. 아영FBC

세계적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 “와인잔 이후 최고의 와인기기”
램브레트 대표가 코라빈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아영FBC
램브레트 대표가 코라빈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아영FBC

“세계적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코라빈 제품을 보고 와인잔 이후로 가장 혁신적인 와인기기라고 평가했습니다”

람브레트 대표는 코라빈 제품을 설명하면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유명 와인평론가도 인정했다고 하니 코라빈의 성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코라빈은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 판매 중이며 작년 매출액은 약 1억달러를 올렸습니다. 영국에서는 펍에서도 코라빈을 사용하고 일본에서는 사케에도 사용하고 있다네요.

국내에서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와 2스타 레스토랑 정식당 등 파인 다이닝과 최근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 바’를 연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도 애용 중입니다. 지난 2022년에 한국에 제품을 선보여 다른 나라에 비해 진출이 늦은 감이 있지만 성장률은 상당히 가파르다고 하네요.

람브레트 대표가 코라빈을 개발한 이유는 와인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와인을 16살 때 미국 나파밸리에서 처음 마셔본 이후로 줄곧 즐겨왔고 아내와 와인을 함께 나누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임신해 와인을 혼자 마실 수밖에 없었고 와인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결국 와인 보관시스템을 개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당시 의료기기 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그는 심혈관용 질환 수술에 필요한 ‘스텐트’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주방에 앉아 스트와 와인병을 들고 생각하다가 바늘로 와인을 따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999년에 첫 시험모델을 만들었고 그는 계속해서 코라빈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런 그를 보던 그의 아들은 기다랗게 생긴 바늘을 보고는 ‘와인 모기(Wine Mosquito)’라는 별명을 지어줬다고 하네요.

코라빈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코르크에 바늘을 찔러 넣어 질소가스를 주입하는 동시에 와인을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와인이 있던 공간에 질소가스를 채워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바늘구멍은 미세한데다 코르크는 수분을 만나면 확장되어 저절로 구멍이 막히게 됩니다.

“코라빈을 사용해 1개월, 6개월, 1년, 3년, 5년까지 보관한 뒤 갓 오픈한 와인과 비교를 해봤어요. 5년 뒤에 비교한 것 말고는 새 와인과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제품에 대한 확신이 서자 시장에 선보여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렇게까지 보낸 시간이 12년, 와인병으로는 800병에 달합니다”

그는 2011년에 코라빈 회사를 세웠고 2013년 미국, 2014년 유럽, 2015년에는 아태지역에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코라빈의 의미는 라틴어로 ‘코라(Cora)’가 심장을 뜻하고, 빈(Vin)은 포도주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비넘(vinum)’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그래서 로고도 심장처럼 생겼고 가운데가 바늘을 의미합니다.

코라빈의 의미는 라틴어로 ‘코라(Cora)’가 심장을 뜻하고, 빈(Vin)은 포도주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비넘(vinum)’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그래서 로고도 심장처럼 생겼고 가운데가 바늘을 의미합니다. 안병준 기자
코라빈의 의미는 라틴어로 ‘코라(Cora)’가 심장을 뜻하고, 빈(Vin)은 포도주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비넘(vinum)’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그래서 로고도 심장처럼 생겼고 가운데가 바늘을 의미합니다. 안병준 기자

최근 와인 판매량이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코라빈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 지점입니다.

“코로나 이후 매출이 계속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작년에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죠. 한국을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전보다 적게, 대신 더 좋은 술을 마시려는 경향이 때문인듯 합니다. 코라빈을 이용한다면 좋은 와인을 한 번에 다 마셔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 잔을 마시더라도 제대로 마실 수 있게 되니까요

레드·화이트·스파클링 모두 가능…가격은 20만원부터 60만원대까지
왼쪽부터 코라빈 피봇, 타임리스 쓰리 에스엘,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 스파클링 시스템.  안병준 기자
왼쪽부터 코라빈 피봇, 타임리스 쓰리 에스엘,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 스파클링 시스템. 안병준 기자

현재 아영FBC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코라빈 제품 4종을 간단히 설명해 드려 볼게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코라빈 스파클링(Coravin Sparkling™) 입니다. 코라빈 스파클링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유명한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와의 협력으로 8년간 테스트와 연구를 거쳐 탄생했습니다. 개봉한 뒤에도 최대 4주간 오픈 당시의 퀄리티를 보장한다고 하네요.

특허받은 캡슐과 탄산가스를 주입해 와인의 버블과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캡슐 하나로는 최대 7병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탄산감이 생명인 스파클링 와인은 개봉하면 다 마셔야 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코라빈 스파클링을 사용하면 잔 단위로도 즐길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네요. 이미 글래스 와인바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죠.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고 난 뒤 스파클링 스토퍼로 와인을 봉인합니다. 스토퍼는 표준 사이즈는 물론 하프와 매그넘 사이즈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바이스를 스토퍼 위에 놓고 누르면 이산화탄소가 주입됩니다. 적절한 압력에 도달하면 병에 대한 충전을 중단하는 내부 조절 장치가 있고 가스 캡슐과 병의 충전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압력 표시기가 있어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합니다. 세트 구성품은 스파클링 본체와 스토퍼 2개, 가스 캡슐 4개이고 가격은 60만원대 입니다.

다음은 보관 기간이 2년 이상 보장되는 ‘코라빈 타임리스 쓰리 에스엘(Coravin Timeless Three SL)’과 ‘코라빈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Coravin Timeless Six+)’ 입니다.

‘코라빈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는 코라빈 최상급 모델로 정교하게 고안된 길다란 바늘 모양인 니들(Needle)이 코르크에 들어가 가스를 주입함과 동시에 와인을 추출합니다. 코라빈의 순수질소 가스가 와인을 안정화시켜 장기간 안전하게 와인을 보존해 주는 게 핵심이죠. 또한 와인의 마개를 덮고 있는 포일캡을 그대로 둔 채로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고가 와인 또는 장기 보존 목적에 최적화된 전문가용 시스템으로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타임리스 식스 플러스에는 시스템 본체, 질소 캡슐 , 에어레이터, 스크루 캡, 캐리 케이스가 포함되어 가격은 50만원대 입니다.

‘코라빈 타임리스 쓰리 에스엘’은 타임리스 라인의 일반형 모델로 니들을 삽입해 가스를 주입하면서 보존하는 방식은 같습니다. 가격은 30만원대입니다.

다음은 레스토랑과 바에서 많이 사용하는 코라빈 피봇(Coravin Pivot™) 입니다.

코라빈 피봇은 타임리스와 달리 코르크 등 와인 마개를 개봉한 다음에 전용 스토퍼로 입구를 막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와인을 따를 때는 스토퍼 위에 기기를 놓고 와인을 따름과 동시에 순수 질소가스가 병으로 주입되어 와인의 산소 접촉을 최소화합니다. 보관 기간은 최대 4주로 타임리스 제품보다 짧지만 가격이 20만원대로 저렴하고 레스토랑은 회전율이 가정보다 빠르기 때문에 이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하네요.

피봇의 전용 스토퍼는 코르크와 스크류형은 물론, 심지어 유리 스토퍼까지 모든 종류의 뚜껑과 호환됩니다. 또한 기기를 스토퍼와 연결한 뒤 와인 병을 기울이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와인을 따를 수 있어 사용이 간편합니다.

코라빈으로 와인을 따를 때 샤워기처럼 분사가 되는데, 이를 ‘코라빈 샤워’라고 합니다. 잠자는 와인을 깨우기 위해 에어링을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셈이죠. 코라빈 샤워 즐기면서 남는 와인은 버리지 마시고 코라빈에 한번 맡겨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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