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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피규어, 여기 가면 많대요”…요즘 2030 취미생활 성지로 떠오른 용산

닌텐도·티니핑·포켓몬카드 등 MZ세대 취향저격 아이파크몰 인기팝업 예약 18만 명 몰려 멤버십 고객 60%가 2030

  • 이선희
  • 기사입력:2025.01.24 07:55:10
  • 최종수정:2025-01-24 08: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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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티니핑·포켓몬카드 등
MZ세대 취향저격 아이파크몰
인기팝업 예약 18만 명 몰려
멤버십 고객 60%가 2030
사진설명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주말이면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을 찾는다. 인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수집이 취미인 그는 쉬는 날에는 용산에 들러 스티커, 포토카드, 피규어 등 ‘최애’ 굿즈를 쓸어담는다. 용산 아이파크몰 6층에는 레고, 건담, 닌텐도 등 인기 지식재산권(IP) 스토어가 몰려 있다. 김씨는 “애착하는 굿즈를 천천히 살펴볼 수 있고 흥미로운 팝업이 많아서 자주 가게 된다”며 “지하철역에 딱 붙어 있어 동호회 사람들과 만나기 편하다”고 말했다.

용산역에 위치한 아이파크몰(용산)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방문 고객도 3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30세대가 좋아하는 인기 IP 스토어를 강화하고, 트렌디한 팝업 스토어를 꾸준히 열자 MZ 고객이 몰렸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오프라인 매장들은 고전 중이지만, 힙하고 트렌디한 콘텐츠를 확보한 곳은 오히려 2030세대가 몰리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23일 HDC아이파크몰에 따르면 용산 아이파크몰 지난해 매출액은 5420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성장했다. 2021년 3250억원이던 매출액은 엔데믹을 앞둔 2022년 4200억원으로 회복했고, 코로나19가 종식된 2023년에는 5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익은 2022년 396억원에서 지난해 482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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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아이파크몰은 용산역에 위치한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복합 쇼핑몰이다. 지주사 HDC의 유통 부문 계열사 HDC아이파크몰이 코레일에서 공간을 임대해 직접 운영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치명타를 준 코로나19 팬데믹은 위기이자 기회였다. 아이파크몰은 팬데믹 때 부분적으로 용산점 재단장을 시작했고 인기 콘텐츠를 준비했다. 콘텐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트렌디한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해 열린 일본 인기 만화 ‘먼작귀’ 팝업 스토어는 사전 예약 오픈과 동시에 18만명이 동시 접속해 예약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한 일본 인기 작가 나가노의 귀여운 캐릭터를 모아놓자 MZ세대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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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개최한 인기 유튜버 와인킹의 팝업도 화제였다. 20일 동안 누적 방문객 10만명이 다녀갔다. 작년 12월부터 다음달까지 열리는 ‘와인킹 팝업스토어 시즌2’도 흥행하고 있다. 오픈 3일간 와인 10만명이 판매됐다. 일평균 6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에 아이파크몰이 운영한 팝업 스토어 수는 800여 개로, 2023년보다 약 10% 늘어난 규모다. 매주 아이파크몰에서 크고 작은 팝업 스토어가 16개씩 열린 셈이다.

아이파크몰 방문객은 급증했다. 지난해 일평균 방문객은 9만4225명으로 3년 전(2021년 4만125명) 대비 135% 증가했다. 주말 일평균 방문객도 같은 기간 7만1343명에서 지난해 14만9420명으로 2배로 커졌다.

팝업 스토어와 인기 MD를 강화하자 MZ세대가 몰리는 ‘핫플’이 됐다. 아이파크몰 멤버십 내 20·30대 고객 비중은 60%에 달한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일반 백화점과 비교했을 때 고객 평균 연령대도 10년 정도 낮다”고 말했다.

인기 캐릭터 IP 중심의 굿즈 스토어에는 취향과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는 ‘키덜트’ 고객이 몰리고 있다.

아이파크몰에는 닌텐도숍, 마블숍, 건담베이스, 타미야숍, 팝마트, 티니핑 키즈 카페 등이 입점해 있다. 국내에서는 포켓몬카드숍이 최초로 이곳에 입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숍이 그 어느 몰보다 잘돼 있다. 그러다보니 특정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열광하는 ‘오타쿠’ 고객이 몰리는 ‘성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파크몰은 올 하반기 리빙파크 3층 이벤트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팝업 스토어와 디저트 카페, 캐릭터·게임 IP를 융합한 복합 MD로 구성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아이파크몰 키보드 페스티벌’을 연다. 키보드 수집에 열광하는 2030 고객을 겨냥한 행사다. 국내 유통사 중 키보드를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여는 것은 아이파크몰이 처음이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 쇼핑몰로 온 고객들이 흥분과 설레임으로 기다리면서 먹고 마시고 구매하는 즐거운 쇼핑 경험을 하게 된다”며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취미와 취향을 충족하고 체험과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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