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최대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초과이익성과급(PS) 지급 기준을 놓고 노사 간의 논의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17일 노사협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전날 이천 R&D센터에서 노사대표 공동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PS 추가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개최된 것으로 지난 14일 이후 세 번째다. 다음 협상일은 오는 20일이다.
PS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기본급의 최대 1000%까지 지급하는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3조411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영업이익 20조8400억원의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이다.
현재 SK하이닉스 측은 노조에 기본급의 1350%를 기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뒤 2019년 초 PS 1000%, 특별기여금 500%, 생산성 격려금(PI) 200% 등 총 1700%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한 바 있다.
노조 측은 “회사는 PS 추가분 산정에 관해 로직에 기반한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과에 따른 높아진 구성원들의 기준과 기대를 고려할 때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재까지 3차례의 협의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회사가 제시한 수준은 구성원 니즈에 부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의 전향적인 결단을 재차 촉구하며 노사간의 답보 상태가 지속될 경우 3개 노동조합은 공동 연대를 통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좀더 속도 있는 합의점 도출을 위해 회사 위원 급을 상향해 C레벨(C-LEVEL) 수준으로 교체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지급 한도의 초과 배분은 향후 투자와 미래 준비를 위한 활용과 함께 인원 및 인건비 증가에 따른 소요 재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과거 성과 수준과의 비교, 구성원 기여에 대한 인정 요소 등 다양하고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회사의 여력과 구성원의 기대가 합리적으로 반영되는 산정 기준에 따라 노사가 함께 윈윈하길 바라며 차기 논의에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해 12월 진행한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에서 “예측치만으로는 선지급이 불가하며 올해 4분기 실적까지 다 나와야 특별보너스 지급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량적인 것과 달리 정성적으로는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인공지능(AI) 업계 리딩 및 경쟁사 비교우위를 달성했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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