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18 15:52:47
박물관 직원들 월례 회의 중 파업 선언 “근무 조건 열악해져... 견딜 수 없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 관광지인 루브르 박물관이 돌연 휴관에 들어갔다. 관람객 폭증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항의한 직원들의 집단 파업 때문이다.
6월 16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루브르박물관은 예고 없이 문을 닫았다. 박물관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수천 명의 관광객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번 파업은 내부 회의 도중 예고 없이 시작됐다. 전시실 안내원, 매표소 직원, 보안 인력 등 대부분의 현장 직원이 일제히 자리를 이탈하며 근무를 거부했다. ▲끝없는 관광객 행렬 ▲만성적인 인력 부족 ▲노후한 시설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파업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870만명으로, 박물관 설계 당시 예상한 수용 인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루 최대 3만 명까지 방문객을 받았으나, 그에 비해 시설과 인력에 대한 투자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의 루브르 박물관 운영 보조금은 지난 10년간 20% 이상 감소했고, 박물관은 지난 15년간 일자리 200개 이상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건물은 노후화도 심각하다. 화장실, 휴식 공간 등도 부족한 상황이다. 유출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박물관 일부는 더 이상 방수가 되지 않는 상태이며, 외부 기온 변화가 전시품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파업은 2013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지만, 사전 예고 없이 박물관 운영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 직원들은 이날 오후 대표 작품들만 관람할 수 있는 ‘마스터피스 루트’를 제한적으로 개방하기도 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6월 18일부터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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