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18 14:13:18
이민법원서 불법이민자 도와주다 ICE에 잡혀 ‘LA 시위’ 도심 야간 통금령 일주일만에 해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이어가는 가운데 뉴욕시장 후보를 체포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의 근원지였던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일주일만에 해제됐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뉴욕시장 경선 후보인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은 이날 맨해튼 이민법원 복도에서 법원 심리를 마치고 나온 이민자 남성과 팔짱을 긴 채로 ICE 요원에게 영장 제시를 요구하다가 실랑이 끝에 체포됐다.
ICE는 최근 이민법원 심리에 출석했다가 법정을 나선 불법 이민자들을 붙잡아 곧바로 추방해왔다. 이에 랜더 후보는 최근 며칠간 이민법원에서 단속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이는 이민자 가족들과 동행해 이들을 인근 지하철역까지 안내해왔다.
랜더 후보 외에도 연방 하원의원들을 포함한 여러 민주당 정치인이 최근 몇주 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에 항의하고자 이민법원을 찾아왔다.
이와 관련 미 국토안보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랜더 후보가 사법 집행관을 폭행하고 연방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체포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높은 공직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이 화제가 되려고 사법 집행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 주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랜더 후보는 조란 맘다니 뉴욕주의원과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성공적인 범죄 예방·억제 노력이 지속된 데 따라 LA 다운타운에 발령한 통행금지령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도심에서 통금령이 더는 발효되지 않는다.
배스 시장은 “지속적인 범죄 예방 노력과 함께 시행된 통금령은 이민자 커뮤니티를 신경 쓰지 않는 악의적인 행위자들로부터 상점과 식당, 사업체, 주거 지역을 보호하는 데 크게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필요하다면 통금령을 재발령하도록 준비돼 있을 것”이라며 “우선순위는 다운타운 지역에서 안전과 안정성,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 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A에서는 지난 6일 ICE이 다운타운 내 불법이민 노동자들이 밀집한 의류 도매시장 등을 급습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면서 이에 반발하는 격렬한 시위가 시작됐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소요 사태 진압을 명분으로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4000명과 해병대 700명을 LA에 투입했고, 도심 통금령 발효와 맞물려 시위가 진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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