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7 08:34:51
20년 만에 가장 빠르게 성장한 소프트웨어 회사. 미국의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기업 서비스나우는 2003년 작은 1인 기업으로 설립된 지 22년 만에 시가총액 2100억달러(약 290조원)의 거대 기업이 됐다. 정보기술(IT) 헬프데스크를 운영하는 ITSM(IT서비스관리)에서 시작해 지금은 HR, 고객관계관리(CRM)까지 기업 내부 소프트웨어 전반을 다루고 있다. 5월 6~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서비스나우의 연례 행사 ‘날리지 2025’에서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빌 맥더멋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맥더멋 CEO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며 AI 도입이 늦은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맥더멋 CEO와의 일문일답.
-서비스나우는 최근 AI 에이전트 기업 무브웍스를 인수했다.
▶무브웍스를 인수한 것은 우리의 비전인 ‘엔드투엔드 에이전틱 AI’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무브웍스는 서비스나우의 코어플랫폼에 프런트엔드 버추얼 에이전트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직관적이고 대화 기반의 인터페이스로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서비스나우의 AI 솔루션과 무브웍스의 요청자 에이전트를 결합해서 끊김 없는 지능적 행동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무브웍스 인수로 고객들에게 고급 기업 검색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워크플로 검색을 넘어 전체 기업 범위에서의 정보 탐색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워크플로에 통합된 엔드투엔드 검색 및 셀프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해 우리가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CRM과 같이 신성장 분야에서의 서비스나우 위치를 강화할 것이다. 이제 고객들이 질문에서 행동으로의 전환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무엇보다 이 경험이 대규모로 확산될 것이다.
-향후 M&A를 계속할 계획인가.
▶우리의 M&A 전략은 변함없다. 플랫폼을 강화하고 기술을 강화하며 고객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을 인수하는 데 집중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무브웍스와 로직AI의 인수가 그런 것이다. 다만 아무 기업이나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플랫폼과의 통합 복잡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기업 고객들은 현재 AI를 어떻게 도입하고 있나.
▶고객들은 서비스나우 AI 플랫폼을 활용해 업무 자동화와 함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세계 최고의 광산 및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제공업체 중 하나인 오리카의 사례가 있다. 오리카는 서비스나우 어시스트를 사용해 IT 지원 문의 전환율을 18%에서 94%로 크게 개선했다. 또한 사례 요약 기능은 평균 사고 해결 시간을 1.5일 단축시켜 AI 에이전트가 작업을 더 빠르게 완료했고,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AI 에이전트가 얼마나 생산성을 향상시키나.
▶기업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17개의 앱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10조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기업 내의 수많은 소프트웨어 스택은 사라지고 하나의 서비스(AI 에이전트)로 통합되고 있다. 이를 도입한 기업들은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고,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날리지 2025에서도 이런 내용이 공개됐나.
▶날리지 2025에서 이러한 결과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주요 혁신을 소개했다. 새로운 AI 컨트롤타워는 기업이 AI 에이전트, 모델, 워크플로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중앙 집중형 허브를 제공하고, 안전하고 전략적인 AI 배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AI 에이전트 패브릭을 출시해서 복잡한 워크플로를 처리하기 위해 지능형 다중 에이전트 협업을 조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혁신들은 에이전트형 AI를 현실로 만들고 기업 AI 변혁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
-MCP와 A2A와 같은 다양한 AI 에이전트 프로토콜이 서비스나우에 미치는 영향은.
▶MCP와 A2A와 같은 새로운 AI 에이전트 프로토콜의 등장은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흥미로운 발전이며, 고객들로부터 듣는 요구 사항과 일치한다. 고객들은 AI 에이전트가 효율적으로 협업해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하고, 작업을 더 지능적으로 자동화하며,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지능형 연결 생태계를 원한다. 새로운 표준은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에이전트가 더 넓은 기업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표준은 여전히 발전 단계에 있다.
서비스나우는 파트너들과 에이전트 프로토콜 개발을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만의 에이전트 통신 및 협업 프로토콜인 에이전트 패브릭을 ‘날리지 2025’에서 발표했다. 서비스나우 플랫폼 내에서 여러 AI 에이전트와 모델이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부서와 시스템을 넘나드는 동적이며 맥락 인식형 워크플로를 가능하게 한다. 이 프로토콜은 상호 운용성을 고려해 설계돼 외부 프로토콜이 발전함에 따라 통합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제공한다.
우리는 서비스나우가 에이전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서비스나우는 최근 CRM 분야에 진출을 공식화했다.
▶서비스나우는 수년간 CRM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단순히 그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서비스나우 CRM은 전통적인 시스템이 부족함을 보이는 복잡한 워크플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우리는 판매·서비스·배송을 단일 플랫폼에 통합하며 전통적인 CRM 솔루션처럼 다중 시스템을 요구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CRM은 프런트 오피스에서 끝나는 기록 시스템으로, 고객 유치와 유지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서비스나우는 AI 퍼스트인 세계를 위해 만들어져서 판매와 서비스, 주문 관리, 배송, 갱신 및 업셀링까지 고객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개인화되고 선제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시장 침체에 따른 소프트웨어 지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
▶서비스나우는 지난 1분기 강력한 실적을 발표했고 연간 구독 매출 전망을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서비스나우에 대한 고객 수요의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고객들은 서비스나우를 핵심 업무에 필수적인 솔루션으로 인식하고 있고 불확실한 시기에 명확한 ROI와 운영 탄력성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서비스나우를 선택하기 마련이고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다.
-일본에 비해 한국에서는 서비스나우 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한국은 서비스나우의 핵심 성장 시장이다. 서비스나우 AI 플랫폼은 단일 플랫폼에서 AI와 자동화를 결합한 독보적인 조합을 제공해 조직이 더 효율적으로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는 한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현지 인재, 기술,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통신, 기술, 금융 서비스, 소매, 자동차, 제조업 등 한국 비즈니스 환경에 핵심적인 산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현지 시스템통합(SI) 및 글로벌 SI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산업에서 우리의 성장과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대기업들이 서비스나우뿐 아니라 전반적인 AI 도입이 느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는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단 기업 경영진이 이것이 가진 가치를 알게 되면 도입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항상 하던 방식으로 하면, 항상 하던 결과를 얻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AI 경쟁에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깨어나야 한다. 우리 서비스나우의 서비스를 사용하면 같은 업무에 필요한 엔지니어가 60% 줄어든다.
-서비스나우 대학에 대해 설명해달라.
▶미국에서만 AI 인력 수요의 절반만 충족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75%만이 충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경제에 막대한 기술 부족 현상이다. 지금 AI를 도입하지 않고 의문시하는 기업들은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다. 지금 AI에 뛰어들지 않으면 향후 5년 후 인재들은 이 회사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매출은 줄어들고 회사는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다.
서비스나우는 이런 AI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나우 유니버시티라는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게이미피케이션 기반의 무료 교육이다.
[라스베이거스=이덕주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