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다음달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EU는 강력한 무역 장벽과 비관세 장벽 등 여러 방식으로 미국을 불리하게 만들어왔다. 현재 EU와의 협상은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나는 올해 6월부터 EU에 일괄 5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U가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 수준에 못 미치는 제안을 내놓자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상품에 대한 우선적 관세 인하가 아니라 상호관세 인하만 제안한 EU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디지털서비스세 폐지를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에도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각국의 디지털서비스세가 미국 빅테크에 대한 부당한 규제라며 폐지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글로벌 상호관세 부과안을 발표하면서 EU에는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후엔 7월 8일까지 글로벌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EU와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과 독일 닥스지수 등 유럽 증시는 장중 한때 3%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빅테크 기업 애플을 향해 미국 판매용 제품을 자국 내에서 제조하지 않을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이미 오래전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또는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애플은 미국 정부에 최소 25%의 관세를 납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상호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서 스마트폰을 제외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이후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옮기라고 애플을 압박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쿡 CEO와 통화하면서 "인도에 공장을 짓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일 3차 관세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약 45분간 통화하면서 관세 문제 등을 협의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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