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7 16:36:31
각종 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치킨업계 또한 소비자가격 조정을 고심 중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병했기 때문인데 국내에 유통되는 양이 상당해 치킨업계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 농축식품공급부가 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생을 확인하고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함에 따라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생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17일 밝혔다.
수입 금지 조치는 지난 15일 선적분부터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수입 금지일 전 14일 이내(5월 1일 이후)에 선적돼 국내에 도착하는 물량은 고병원성 AI 검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이번 농식품부의 결정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지역의 종계 농장에서 사육 중인 종계가 폐사해 연방정부 실험실에서 검사한 결과, H5N1형 고병원성 AI 양성이 확진된 데 따랐다.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AI가 최초로 보고된 건 지난 2023년 5월 15일 야생조류의 사례였다. 사육 가금농장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국내에 도착해 검역 대기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 물량은 37건, 844t에 달한다. 다만 브라질에서 선적된 시기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잠복기(14일) 등을 고려할 때 감염 우려가 없어 일반적인 검역 절차를 거쳐 통관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혜련 농식품부 국제협력관은 “이번 수입금지 조치에 따른 축산물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육용종계의 생산 주령(생산 기한)을 연장하는 등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냉동 닭고기 전체 수입량 대부분을 브라질산에 의존하는 한국 치킨업계는 급히 대체 수입처 확보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전체 닭고기 수입량 5만1147t 중 4만5211t(88%)를 브라질에서 들여왔다.
브라질산 냉동육은 국내산 닭고기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도 흔히 사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특히 ‘닭날개 모음’, ‘닭다리 모음’ 등 부분육 메뉴의 재료로 주로 쓰인다.
치킨업계는 이미 지난달부터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자담치킨은 지난달 1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으로 가격을 조정했고, 지코바치킨도 지난달 7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2500원씩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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