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3 06:00:00
PGA 투어 출전권 획득 노리는 이승택 콘페리투어에서 준우승 포함 톱10 2번 새무대에 곧바로 적응하는 모습 보여 골프에 미쳐 생활하는 만큼 외롭지 않아 남은 시즌 포인트 상위 20위 진입 노려 “찬란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PGA 챔피언에 오를 때까지 도전할 것”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투어는 전세계에서 경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프로 골프 투어다. 그러나 콘페리투어를 누비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대부분 미소가 가득하다. 꿈의 무대인 PGA 투어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콘페리투어를 주무대로 고 있는 이승택도 PGA 투어 출전권 획득을 노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레콤 선코스트 클래식 준우승을 포함해 6개 대회에서 두 번 톱10에 이름을 올린 그는 콘페리투어 포인트 16위에 자리하며 PGA 투어행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이승택은 최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괴물들이 모여 있는 콘페리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 기분이 좋다. 내 실력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PGA 투어를 누비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남자골프의 전설’ 최경주를 제외하고는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승택의 PGA 투어 도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이승택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꿈을 이루는 데 나이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지난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했고 올해 콘페리투어 12개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주변의 우려와는 다르게 이승택은 콘페리투어에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컷 통과에 성공한 그는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콘페리투어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승택은 “솔직히 말하면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PGA 투어에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 4개월 전과 비교하면 실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대 초반에 도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코스 매니지먼트와 각 상황에 맞는 ‘뇌지컬’적인 부분은 최근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 노련함까지 장착하게 된 만큼 30대의 이승택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투어 생활을 했던 한국과는 다르게 이승택은 미국에서 모든 것을 혼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승택은 전혀 불평하지 않았다. 그는 “주변에서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단 한 번도 없다. 어떻게 하면 골프를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그런 것 같다. 골프에 미쳐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프로가 된 뒤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회마다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원 가까이 드는 경비를 벌기 위해 더욱 더 집중한다고도 밝혔다. 이승택은 “아무리 적게 써도 한 대회에 500만원은 들어간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컷 탈락한 적이 없어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만약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찬란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콘페리투어 포인트 랭킹 16위에 이름을 올린 이승택이 최종전까지 현재의 순위를 유지하면 상위 20명에게 주어자는 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그는 “지난 3개월간 바하마와 파나마, 칠레 등을 오가며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콘페리투어 생활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PGA 투어를 누비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히라타 겐세이(일본)와 조쉬 티터(미국) 등 친한 동료들이 많이 생겼다고 밝힌 그는 따로 한식을 먹으러 다니는 등 경기장 밖에서도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외국 선수들이 나를 좋아해줘서 정말 다행이다. 히라타와 티터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챙겨주는데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삼겹살과 파전 등을 먹으러 한식당에도 함께 방문하는데 앞으로도 자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택은 최근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보며 꿈을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승택은 “시상식에서 매킬로이가 딸 포피에게 했던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계속해서 노력하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조언을 가슴에 새겼다”며 “PGA 투어 정상에 오르는 날까지 나는 도전하고 또 도전하려고 한다.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볼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