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6 17:30:00
14만원→69만원→11만원
2022년 주식 폭락장에서도 살아남았던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자력)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포스코퓨처엠의 주가 흐름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고사양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이차전지 소재 기업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파죽지세 행보를 보였고, 고객사를 다변화시키며 2023년 중반까지 승승장구했었습니다. 그러나 같은해 7월 이차전지 관련 주식들에 대한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차전지 업황이 어두워졌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개인 투자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이차전지 대표주인 포스코퓨처엠의 부활 가능성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전 거래일 보다 3500원(3.06%) 하락한 11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일 주가가 10만80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찍었습니다. 최고점 대비 약 84.4% 하락한 셈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53위로 시총 규모는 8조5984억원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소재산업 계열사입니다. 2019년 배터리소재 생산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을 합병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원래 사명은 포스코케미칼이었는데 2023년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됐습니다. 이차전지소재 외 첨단화학소재와 산업기초소재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주요 소재인 양극재는 배터리 제작 원가 비중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고사양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포스코퓨처엠은 그간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을 주력으로 생산했습니다. 생산된 양극재는 이차전지 셀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납품됐습니다.
그러다 2023년 1월 놀라운 소식이 시장에 전해집니다. 포스코퓨처엠이 40조원 규모의 삼성SDI와 전기차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당시 국내 양극재 공급계약 중 최대 규모였고, 삼성SDI로의 고객사 확장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를 좋게 봤고 또 하나의 주가 상승 트리거(촉매제)가 됐죠.
IRA 시행도 포스코퓨처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IRA의 핵심은 ‘탈중국’인데 배터리 셀을 포함해 원재료 생산에 대해서도 탈중국화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수급할 수 있는 업체입니다. 또한 양극재, 음극재, 전구체 등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룩한 곳 중 하나입니다.
여러가지 호재들이 작용해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2022년 14만원에서부터 출발해 2023년 7월26일 69만4000원까지 올라가며 역사상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포스코퓨처엠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히 리튬 가격 하락이 포스코퓨처엠을 포함한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소재 업체들은 통상 수개월 전 리튬을 미리 비축합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 판가 역시 낮아지는데 이때는 비싸게 산 리튬으로 싼 제품을 만들어 팔 수 밖에 없어 이익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죠.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2022년 11월 1㎏당 570위안을 웃돌았으나 현재는 1㎏당 60~70위안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90% 가까이 하락한 셈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의 실적도 좋지 않았습니다. 2022년 포스코퓨처엠의 매출액은 3조301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659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2023년 359억원, 2024년 7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습니다. 주가 역시 추세적으로 하락해 현재 11만원 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주당 가격은 9만5800원입니다. 확보한 자금을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양극재·음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5256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공급망 독립을 위한 음극재 구형흑연 투자,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양·음극재 진행 투자 완결 및 제조 경쟁력을 확보 등을 위해 다양한 조달 수단을 검토한 결과 최적 자본 구조를 고려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포스코퓨처엠의 재무구조 강화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유상증자가 추진됐기에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투자가 지속되는 만큼 회복기에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은 가동률 회복 이후 캐파(CAPA·생산량) 확대 수요가 증가하고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시점에 가능할 것”이라며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캐파는 올해 말 17만5000톤(t), 내년 말 30만5000t으로 계획돼 있고 출하량은 올해 6만5000t, 내년 9만t으로 가동률이 40%를 밑돌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는 포스코퓨처엠의 주가가 회복하는 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봅니다. 대부분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는 국내 증권사에선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보유(Hold)’, ‘중립(Neutral)’과 같은 의견이 존재합니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보유, 하나증권은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있으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정책 리스크로 출하 증가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구간으로 판단되기에 투자의견을 보유로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DB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영증권, 흥국증권 등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매수’의견을 제했습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가 강하며 이를 통해 비(非)중국 공급망 시장 경쟁 우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는 △DB증권 14만원 △KB증권 17만원 △NH투자증권 14만5000원 △삼성증권 15만원 △신영증권 17만원 △유안타증권 14만2000원 △하나증권 12만4000원 △흥국증권 16만원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