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28 18:38:09
문보경(LG 트윈스)이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문보경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3회말 대타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상황은 LG에게 좋지 못했다. 선발투수 송승기가 고전하며 1-7로 끌려간 까닭이었다. 일단 LG는 해당 이닝 천성호의 땅볼 타점으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문보경은 구본혁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거칠 것 없다는 듯 상대 선발투수 우완 김도현의 초구 135km 체인지업을 밀어 쳐 비거리 110m의 좌월 3점 아치를 그렸다. 문보경의 시즌 14호포가 나온 순간이었다.
최근 부진을 씻어내는 홈런이었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문보경은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여기에 27일 잠실 KIA전(LG 4-3 승)에서는 두 차례나 실책을 범했다. 이후 그는 해당 경기에서 LG가 결승점을 뽑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8일 KIA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문보경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27일 경기에서 리드를 잡자) 엉엉 울고 있더라. 자기 때문에 지는 것 같았는데, 이길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든 것 같다. 동시에 마지막 타석에서 뭔가 해결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지면 동료들, 팀에게 피해를 준다 생각했던 것 같다. 점수가 나니 여러가지 설움이 북받친 것 같다. (김)현수가 계속 놀리더라”라고 껄껄 웃었다.
이어 “내가 울지 말라고 눈물 닦아줬다. ‘우리 팀의 기둥이 이러면 야구가 돌아가겠냐’ 했다. 그 마음은 이해하는데, (문)보경이가 이기는 게임에서 영향력을 훨씬 많이 발휘했다. 지금 우리가 이 순위를 지키는데 역할이 굉장히 컸다. 치고 못 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멘탈적으로 좀 힘들어한다. 내일(29일) 나갈 것이다. 오늘 후반에도 여유있는 상황에 나갈 수 있다. 시작만 쉬게 해 주는 개념이다. 멘탈적으로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보경은 이런 사령탑의 배려에 호쾌한 홈런포로 화답했다. 문보경의 홈런을 앞세운 LG는 4회말이 흘러가는 현재 KIA를 5-7로 쫓고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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